신통기획·역세권 활용…최고 60층으로 계획 수정
정비구역 지정 가장 시급…내년 하반기 완료 예상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목동7단지 소유주들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라며 건네주신 모금액만 9억 원 가량입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그만큼 목동7단지 재건축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에서 만난 지성진 목동7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이하 재준위) 위원장은 "후원금으로 커피 한 잔 사 먹은 적 없다"며 웃었다. 

   
▲ 지성진 목동7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2일 목동7단지 재건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목동7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목동7단지는 최고 15층, 34개 동, 2550가구 규모이다. 1986년 준공됐기에 건물은 노후됐고 각종 기반시설은 낡고 부족하다. 대표적으로 주차 환경이 열악하다. 낮에도 주차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이중 주차해야 하는 실정이다. 저녁에는 단지 주변 도로와 골목길에 세워두는 입주민들도 있다.  

재건축 필요성을 절감한 목동7단지 소유주들은 지난 2019년 12월 목동7단지 재준위를 출범시켰다. 이후 재준위는 2020년 11월 1차 안전진단 통과, 지난 1월 2차 안전진단 통과, 지난 6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신청 등 재건축을 견인했다.

목동7단지 소유주인 지성진 위원장은 지난 6월말 전임 위원장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직후부터 신통기획 신청서를 양천구청에 제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 위원장은 "월급이 나오는 일은 아니지만 재건축이라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쉴 틈이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성진 위원장은 신통기획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재건축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과정 중 하나가 정비구역 지정이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신통기획을 통해 구역지정 등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소유자 중 신통기획 동의율은 50% 이상, 정비구역 동의율은 70% 이상"이라며 신통기획이 통과되면 동의율 75%가 필요한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역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재준위는 기존 '최고 49층 4339가구(임대가구 포함)'에서 '최고 60층 4540가구'로 변경한 신통기획 수정안을 양천구청에 제출했다. 여의도나 압구정 등 한강변에서나 볼 수 있는 초고층 단지로 계획을 변경한 것은 그만큼 목동7단지가 목동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노른자 땅이기 때문이다. 

목동7단지는 용적률도 125%로 낮다. 또 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오목교역이 인근에 위치한 더블역세권으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 촉진을 위해 역세권 개발 시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 부여하고 있다.

지성진 위원장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올리는 종상향과 역세권이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계획을 수정했다. 가구수가 늘어난만큼 사업성은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재준위의 계획대로라면 목동7단지에는 여의도, 압구정 등에도 뒤지지 않는 60층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된다. 목동7단지가 목동재건축 단지 중 '대장 아파트'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 '준공 40년'을 문턱에 둔 목동7단지 전경./사진=서동영 기자.

지성진 위원장은 "재준위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소유주들 덕분에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현재 재준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는 목동7단지 전체 소유주 중 절반에 가까운 1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창립 이후 지난 4년간 재준위가 모금하거나 후원받은 돈만 9억 원에 달한다. 덕분에 3억 원이 넘는 1차 안전진단 등 재건축 진행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지 위원장은 "멀리 미국에서 재건축에 써달라며 돈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돈을 어떻게 함부로 쓸 수 있겠나. 투명하게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재준위는 소유주들에게 후원금 사용 내역은 물론 사업 진행 과정을 SNS 대화방, 소식지 등을 통해 수시로 공개하고 있다. 

지성진 위원장과 재준위는 목동7단지가 하루빨리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 위원장은 "목동 14개 단지가 한꺼번에 재건축에 나서다 보니 경쟁 체제에 있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타 단지에 비해 1~2년 이상 늦어질 수 있는만큼 속도전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4개 목동 재건축 단지 중 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는 목동6단지다.

한편 재준위는 신탁 방식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 위원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이라며 "사업 방식을 조합이나 신탁 중 어떤 것으로 선택하느냐는 이후 소유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성진 위원장은 "내년 하반기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것 같다"며 "재건축이라는 목동7단지 소유주들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저를 비롯한 재준위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