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기안84의 친구' 포르피를 한국에 초대했다. 겨우 한국 여행 둘째 날이 지나갔지만 이들의 나날이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되며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시청률은 첫 회 1.8%에서 두 번째 편에서 3.5%까지 급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르피 가족이 출연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무엇이 안방극장을 이토록 열광하게 할까.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바로 좋은 사람과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이 아닐까 싶다. 좋은 사람들이 만나 쌓아가는 기분 좋은 시너지. 순간의 자극이나 체험은 금세 증발하지만, 마음을 건드리는 시간은 가슴 한켠에 오래도록 남는다. 이번 방송에서 출연자와 제작진이 선사한 휴머니티는 뜻밖의 감동으로 시청자들을 맥박 치게 만들었다.

▲ 좋은 사람, 포르피 가족

이번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폭발적인 화제성 지분은 포르피 가족이 가장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종영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기안84와의 만남으로 한국 시청자들을 처음 만났던 포르피. 데스 로드의 험준한 지형 속 풍족치 못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자신만의 인생철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살면 두려움도 사라진다', '살기 위해 먹어라, 먹기 위해 살지 말고', '인간이 짐승보다 야생적이다' 등 철학적인 면모를 보이는 '투 머치 토커' 포르피의 명언은 급작스럽고 당황스러우면서도,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불쑥불쑥 되새기게 했다.

진중한 첫째 아들 엘메르와 아버지의 농사를 돕기 위해 로봇 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개구쟁이 둘째 아들 포르피 주니어의 눈물도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캐릭터가 확실한 포르피 삼부자의 매력은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언젠가 만날 기안84를 위해 매일 가방에 선물을 챙겨 다니고, 여행 내내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기안84의 행방을 묻고, 마침내 성사된 기안84·'태계일주' 제작진과의 만남에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린 포르피 가족의 얼굴. 케케묵은 관념처럼 인류애가 흐릿해지는 시대에 포르피 가족이 보여준 정은 평범하고도 참 위대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 좋은 만남, 기안84

한국에 오기 전부터, 그리고 도착한 후에도 기안84만 찾던 포르피 가족. 이들의 만남이 성사되길 시청자들도 애타게 기다렸다. 포르피 가족이, 또 시청자들이 기안84에게 빠진 건 '진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겐 조금 별난 모습일지 몰라도 꾸밈과 가식이 없는 모습. 서투르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따스히 안으려는 순수성의 아름다움. 2023년은 그런 기안84의 진심에 시청자들이 흠뻑 빠진 해다. 진정성 하나로 기안84는 자신이 출연하는 MBC의 모든 프로그램을 대흥행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번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기안84의 진가가 드러났다. 말도 통하지 않는 이방인과 마음으로 소통했던 그는 포르피와의 재회 후 격한 반가움을 표하며 따뜻한 성찬을 대접했다. 포르피와는 와인과 소주를 즐기고,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축구공, 축구화, 스포츠 의류를 '플렉스'하며 해후를 만끽했다. 오랜 친구와 동행하는 듯한 대리 체험의 재미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여행을 한껏 풍성하게 만들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 좋은 시간, 크리스티안과 제작진

해외여행이 처음인 포르피 가족을 위해 특별 가이드로 나선 크리스티안. 볼리비아(포르피의 조국) 국기를 연상케 하는 패션을 준비해, 여행 첫날부터 남다른 센스를 보여줬다.

크리스티안은 공항부터 포르피 가족을 섬세하게 에스코트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특히 통역, 운전, 사진 촬영 등 궂은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포르피 가족의 수족이 되어줬다. 

정서적 이해도가 높은 친구의 존재는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든다. 포르피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아이들의 컨디션을 시시각각 체크해 적절히 조율하는 크리스티안의 배려는 이들 가족의 시간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크리스티안의 모습이 함께 살아가는 인생의 맛과 멋을 알게 했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제작진 역시 포르피 가족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호흡하며, 이들을 결코 낯선 이방인으로 두지 않았다. 수많은 카메라와 촬영 환경이 어색할 이들일 텐데 전혀 불편함 없는 모습으로 여행을 즐기고, 그 모습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건 모두 제작진의 역량 덕이다. 

치밀한 사전 답사와 인터뷰, 끊임없는 스킨십을 통해 여행자와 진실된 교류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파트너들. 제작진과 출연자가 카메라 대 피사체의 관계가 아닌, 여정의 친숙한 동행자로서 존재한다는 인상만이 역력하다.


   
▲ 사진=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캡처


프로그램이 가진 독보적 강점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외국 친구들, 이들의 시선을 친숙하게 풀어내주는 제작진, 모든 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예쁜 마음.

여행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굳건히 장수할 수 있는 이유다. 먼 훗날 이 보석함에 먼지가 쌓여도, 때때로 생각 나 열어볼 것 같다. 아름다운 추억에 미소 짓고, 오래도록 간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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