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여당 후보 득표와 '양의 상관관계' 뚜렷
尹, 20대 총선 당시 朴과 유사지표 많아…文과 정반대
비호감 최소화·지지층 결집·투표율 올려 대선구도 재현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대통령 지지율) 추세가 심상치 않다. 내년 총선까지 단 4개월 남겨두고 30%대에서 40%초반 지지율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총선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다.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후보의 득표는 일정부분 '양의 상관관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수록 집권여당 후보들이 지역별로 강세를 보였다. 중도층 표를 끌어오면서 핵심 지지층이 더 결집하는 양상이다.

문재인 vs 윤석열, 처한 상황은 '정반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마주했던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렸다.

1992년 14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6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구 개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이었다. 비례대표에서는 더불어시민당 17석, 열린민주당 3석, 미래한국당 19석, 국민의당 3석, 정의당 5석이었다.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를 합쳐 단 103석만을 확보하며 민주당의 개헌선을 저지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은 비례대표까지 합쳐 183석을 가져가며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당시 총선 직전에 열린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총선 결과를 미리 보여주었다.

한국갤럽이 총선 일주일 전인 2020년 4월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1)한 바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57%-부정평가 35%로 집계됐다. 그것도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한달만에 8%p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4% 대 미래통합당 23%로 나타났다. 당시 민주당은 총선에서 121석이 걸린 수도권 전역을 휩쓸었는데, 수도권에서의 문 전 대통령 지지율 또한 서울 58%(부정평가 34%)-인천경기 60%(부정평가 31%)에 달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기대하는 총선 결과를 물었더니 '정부 지원 위해 민주당 당선을 기대한다'가 51%, '정부 견제 위해 야당 당선을 기대한다'가 40%였다.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20년 4월 당시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을 뒤집으면 그대로다. 유권자가 기대하는 총선 결과도 마찬가지다.

다만 정당 지지도의 경우, 현재 여야 지지도는 막상막하다. 문 전 대통령의 사례를 뒤집어 윤 대통령에게 적용하기 힘들다. 이는 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보다는 제1야당인 민주당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및 '사당화'라는 위기에 봉착해 확장성이 없는 것으로 읽힌다.

실패한 '선거의 여왕' 박근혜…윤석열은?

좀 더 과거로 거슬러 가보자. 2016년 4월 13일 실시한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분석하면,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손 쉽게 들어온다.

당시 투표율은 58%였고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라는 '여소야대' 결과였다. 민주당은 여당 강세지역이었던 곳에서도 당선자를 여럿 배출하는 등 수도권에서 선전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고 호남지역을 석권하면서 제 3당으로 올라섰다.

알앤써치가 총선 8~9일 전인 2016년 4월 4~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68명을 대상으로 조사2)한 바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9.3%였고 부정평가는 56.2%에 달했다.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과 대동소이하다.

4.13 총선에서 투표할 정당을 물어보니, 새누리당 37.9%-더불어민주당 24.9%-국민의당 19%-정의당 4.8% 순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을 핵심 지지층의 공통분모로 삼아 절반씩 지지도를 갖고 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여야는 거의 동등한 투표 지지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양당 간 초접전이 예상됐고,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이 지역구별로 다른 가운데 개표 결과가 적중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지지율 36.2%, 민주당 20.4% 및 국민의당 17.8%로 집계됐다. 야권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합하면 새누리당과 비등하다. 현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팽팽하게 정당 지지도를 유지하는 것과 동일하다.

   
▲ 2022년 4월 12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총선 7일 전인 2016년 4월 6일 리서치뷰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79명에 대해 조사3)한 바에 따르면,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을 지지한다'가 34.2% 대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을 지지한다'가 49.9%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총선 결과인 여권 대 야권의 의석 수와 맞아떨어진다.

각 지역구 정당후보 지지도 또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35.5%, 새누리당 후보 33.3%, 국민의당 후보 15.6% 순이었고 이 역시 총선 결과와 맞았다. 최근 조사된 총선시 정당후보 지지도와 유사하다.

특히 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직무평가도 '잘하고 있다' 32.9% 및 '잘못하고 있다' 55.9%로 큰 격차를 보였다. 현재 윤 대통령이 처한 지지율 문제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120일 중 남아있는 시간 얼마 없어

윤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대통령으로서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온갖 수단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공천 파동이라도 일어나면 수도권 궤멸을 피할 수 없다.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은 공격적으로 짜되 최대한 넓게, 적을 고립시키면서 아군을 조금씩 더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윤 대통령부터 처신을 낮게, 국민 눈높이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적시적소에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여론조사 구도로는 내년 총선에서 필패한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언장담대로 민주당이 과반을 갖고 가느냐, 180석을 갖고 가느냐만 남아 있다.

지금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문 전 대통령은 커녕, 박 전 대통령에 가깝다.

총선 패배는 레임덕의 시작이다. 정치 신인으로 대통령까지 올랐지만 추락할 때엔 날개가 없다. 윤 대통령은 보다 낮은 자세로, 더 방어적이면서 지혜롭게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국민을 이기려고 하면 필패다. 지지 않기 위해 모든 수를 써야 지지 않는다.


1)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는 2020년 4월 7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무선전화번호 RDD 추출틀에서 랜덤생성한 무선전화번호 중 추출한 무선전화면접 85% 및 유선전화번호 RDD 추출틀에서 랜덤생성한 유선전화번호 중 추출한 유선전화면접 15%로 실시했다. 무선전화면접 응답률 14.0%, 유선전화면접 7.6%, 전체 응답률 12.4%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20년 3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 ㈜데일리안 의뢰로 ㈜알앤써치가 2016년 4월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6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번호 RDD를 추출틀로 해서 무작위 추출한 무선ARS 86% 및 유선전화번호를 추출틀로 해서 랜덤생성한 유선ARS 14%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무선ARS 4.8%, 유선ARS 4.3%, 전체 4.7%다.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16년 1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3) ㈜리서치뷰 자체 여론조사는 2016년 4월 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7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번호 무작위생성 DB를 추출틀로 해서, RDD로 표본추출한 무선ARS 100%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7.6%다.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2016년 3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가중값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