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2025년까지 건설경기 부진
사업 최소화 등 버티는 데 주력 속 태영 PF 사태 우려
지방 거점 건설사들, 위기감 확산…업계, 정부 지원 촉구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와 달리 체력이 약한 중소형 건설사는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건설경기 침체 속에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우려감이 치솟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국토교통부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에서 1만465가구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도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들이 분양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같은 달 전국 미분양 가구가 전월보다 374가구(0.6%) 줄어든 5만7925가구로 9개월 연속 감소했음에도 건설업계가 현재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건설경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최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서 현재 건설경기가 최악이며 당분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건정연은 "건설경기 흐름을 '과열-호조-중립-경계-부진-심각'로 나눴을 때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진'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최악인 '심각' 신호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각 단계는 건설 수주, 착공, 미분양 등 7개 지표 중 6개 이상이 악화됐을 경우에 해당된다"며 "건축허가 및 착공 등 선행지표의 부진, 누적된 공사비 부담, 금융 여건 악화 등을 고려하면 건설경기는 2025년까지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고금리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수주는 물론 착공과 분양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6월 또는 최소한 총선 이후에나 분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사업을 최소화하는 등 버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고가 급감한 이유다. 지난해 포함 5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의 2023년 정비사업 수주액은 4조6122억 원으로 2022년 9조3395억 원의 절반가량이다. 

그나마 현금을 다수 보유하는 등 체력이 튼튼한 대형 건설사들은 버틸 수 있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해외사업이나 토목 분야 실적이 개선된 대형건설사는 버틸 수 있지만 상가나 주택 비중이 높은 중소건설사는 심각한 경영 위기에 놓였다며 버티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지난해 준공 후 미분양의 80%에 달하는 8367가구가 중소 건설사들의 사업 거점인 비수도권이다. 

최근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중소형 건설사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 시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당시처럼 중소형 건설사가 줄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부도나면 건설사 자금난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는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정원주 대한주택선설협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PF시 건설사 연대보증 등 엄격한 조건부여 개선 △PF보증 취급은행 확대 △미분양주택에 대한 종부세 합산배제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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