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점퍼 열어 젗히며 "방탄조끼 필요없어...방탄유리도 없다"
대선 최초로 방탄유리막 제작한 이재명 겨냥해 과잉 경호 지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일 “나는 경호 필요 없다. 내가 총 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부터 유세 현장에 방탄유리막을 설치하는 등 경호를 강화한 데 대한 발언으로, 국민의힘은 “과잉 경호”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선후보가 신변 위협 때문에 방탄유리막을 자체 제작해 사용하는 것은 이번에 이 후보가 처음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 남부골목시장 유세에서 “경찰 경호 필요 없다 그랬더니만 민주당하고 형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경호 안 받으면 안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5.5.20./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이어 점퍼를 열어젖히면서 “난 방탄조끼 필요 없다. 누가 총 쏠까 싶어서 그러는데 우리 국민이 총을 누가 갖고 있고, 누가 쏘는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또 “나는 여기 유리 없는 거 아시지, 김문수는 방탄유리가 없다”며 “방탄유리 쳐놓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이 후보의 방탄유리 설치에 비판이 쏟아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수천만원 혈세를 들여 방탄유리막을 설치했다더니 과연 온통 상식을 벗어난 망상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며 “무책임한 과대망상의 선동가에게 국정 운영을 맡겨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가 연일 방탄복을 입고 3중 철통 경호에 돌입하더니 이제 국민 앞에 방탄유리로 둘러싸 자신만의 ‘벙커’를 만들었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가 국민이 그렇게 두려워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또 “이미 온 나라를 방탄의 늪, 정쟁의 수렁에 빠뜨려 놓고 더 숨을 곳이 필요한가”라며 “그 정도면 차라리 스스로 감옥에 가는 것이 가장 평온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연설하기 위해 방탄 유리막이 설치된 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5.20./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이재명 후보는 지난 19일부터 신변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세 현장의 연단의 정면과 양옆 등 3면에 방탄유리막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후보를 겨냥해 러시아제 저격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제보가 들어오는 등 안전이 우려된다”며 유리막 설치를 예고한 바 있다. 

후보가 연단 위에 섰을 때 양쪽에서 막아주는 형태로, 이동식으로 제작돼 유세 현장마다 설치될 예정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총기 피습을 당한 후 정면을 포함한 4면 방탄유리막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선거유세를 했다. 이 후보의 방탄유리는 시간 제약 때문에 이보다 규모를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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