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김문수’ 지지율, 22%p에서 9%p로 격차 좁혀…이준석 10%대 진입
김문수-이준석 동시 상승세…지지 세력 엇갈리며 가상 양자대결 10%p 차 유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근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나타나 보수 후보 단일화에 동력이 붙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20~22일 전국 성인 1002명 대상 무선전화 면접,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 이재명 후보 45%, 김 후보 36%, 이준석 후보 10%로 나타났다. 

대선을 11일 남겨둔 상황에서 이재명과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한 주만에 22%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크게 좁혀진 것이다. 게다가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하게 합친 수치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전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휴대전화 면접,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선 이재명 46%, 김문수 32%, 이준석 10%가 나왔다. 지난주 NBS 조사에선 이재명 49%, 김문수 27%, 이준석 7%였다. 

또 전날 발표된 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 대상 무선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이재명 45.6%, 김문수 34.4%, 이준석 9.0%가 나왔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이유에 대해 한동안 중도·보수층을 향한 발언을 하면서 안정감을 줬지만 최근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학’ 발언 논란 등으로 소위 ‘이재명 리스크’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는 22일 SNS를 통해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 초기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10대 공약에도 기본사회가 빠져서 폐기하는가 싶었지만 대선을 열흘여 앞두고 부활시킨 것이다. 

이 후보가 지지율 50%를 넘기면서 선거 막판에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를 편 것이다. 이런 결과가 이재명 후보의 행보에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일부 중도층이 빠져나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김 후보의 경우 최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유세 합류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 선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더해져 무당층 일부가 흡수되는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 21대 대선을 열하루 앞둔 23일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 인근에 걸린 대선 후보 벽보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5.5.23./사진=연합뉴스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난 18일 TV토론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이준석 후보는 이 토론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120원 커피 원가’나 ‘호텔경제론’ 발언을 집중 공격했었다. 그 결과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소폭 끌어내리면서 자신의 지지율을 또 소폭 올리는 효과를 본 셈이다. 

당초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가 화두에 올랐을 때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해도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후보를 앞질러야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진단이 뒤따랐다. 그렇다면 이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데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한 수치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엇비슷해졌으니 가능성의 문은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김문수·이준석 후보 두 사람 모두를 단일 후보로 했을 경우 지지율이 3자 구도에서 나타난 김·이 후보의 지지율 합계에 못 미치는 상태다. 두 후보 지지층 모두 상대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크기 때문인데, 어느 한쪽으로 단일화하면 일부는 더 이상 지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분석이다. 

리서치앤리서치·채널A가 지난 19~20일 실시한 3자 대결 조사에서 김 후보는 35.4%, 이준석 후보는 9.9%의 지지를 받아서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하면 45.3%가 된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얻은 46.1%의 지지율과 오차범위 안의 수치다. 그런데 양자대결 조사에서 ‘이재명 대 김문수’는 48.9% 대 39.5%, ‘이재명 대 이준석’은 47.2% 대 31.3%로 나타났다. 김문수·이준석 어느 후보로 단일화하든, 이재명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여부는 23일 저녁 두 번째 TV토론 이후 지지율 추이를 보면서 결정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막판 담판이 남아 있다면 본투표 용지 인쇄 전날인 24일이 1차 마지노선이고, 29일 사전투표일 전이 2차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과 이준석 후보 간 물밑조율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1일 이준석 후보 측에서 “국민의힘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차기 당권을 제안하며 단일화를 요구한다”는 폭로성 주장이 나와 있다.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100% 일반국민투표로 단일화를 결정하자'는 제안설도 나왔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에 “단일화의 방식은 아름다운 단일화로 함께 공동정부를 이끌어 가느냐 정정당당한 단일화, 즉 100%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통합후보를 선출하느냐 이 두 선택지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경선을 할 경우 과연 이준석 후보에게 유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준석 후보로선 결국 단일화를 거부할 가능성도 많다. 이준석 후보로선 15%의 지지율을 넘길 경우 선거비용을 100% 보전 받을 수 있으므로 선거를 완주하려고 할 수 있다. 

같은 날 이재명 후보는 직접 보수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을 겨냥해 “이준석 후보는 결국 내란 세력과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까 예측된다”며 “국민께서 내란 세력과 헌정수호 세력 간 선택을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측은 즉각 김민규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이재명은 본인의 희망을 마치 예측인양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는 없다. 이번 대선은 헌정수호세력인 개혁신당이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국민의힘과 사법부를 겁박해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다”라고 맞대응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