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극동 재건축 수주…입지·사업성 중심 전략 재확인
무리한 물량 경쟁 대신 핵심 사업지…‘르엘’로 차별화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롯데건설의 ‘선별 수주’ 전략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무리한 물량 확대 대신 입지와 사업성을 중시한 기조를 유지해 온 가운데, 핵심 사업지 확보를 통해 전략의 방향성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 롯데건설 본사 사옥./사진=롯데건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지난 17일 개최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사업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일대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12개 동, 총 99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약 4840억 원으로, 올해 서울 동남권 정비사업 가운데서도 규모와 입지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수주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 변화가 있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수주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한층 엄격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일부 사업지에서는 시공사 선정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재개발 사업에서는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입찰이 유찰됐다. 대형 건설사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공사비 부담과 사업성 등을 이유로 참여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경쟁 입찰 방식에서도 건설사들이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건설이 선택한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선별 수주 전략의 기준을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업지로 평가된다. 송파구 내에서도 입지 경쟁력이 뚜렷한 데다, 약 1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규모를 갖춰 사업 안정성이 높고,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통해 분양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단기 수주 실적보다 중장기 사업성을 우선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간 도시정비사업에서 무리한 물량 경쟁을 지양해 왔다.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거나 공사비 증액 가능성이 큰 사업지에는 선뜻 나서지 않는 전략을 유지했고, 이 과정에서 수주 실적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모습도 나타났다. 다만 이는 외형 확대보다는 중장기 실적 안정성과 재무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선택으로 해석돼 왔다.

가락극동 재건축 수주는 이러한 기조 속에서 롯데건설이 ‘가져갈 수 있는 사업에는 확실히 들어간다’는 전략을 실행으로 옮긴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송파라는 지역 상징성과 대단지 규모는 향후 분양 성과와 브랜드 노출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고, 이는 곧 실적 가시성과 직결되는 요소다.

특히 이번 사업에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이 적용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르엘은 롯데건설이 핵심 정비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 온 브랜드로, 적용 단지 수 자체보다 어디에 적용되느냐가 브랜드 가치 형성의 핵심으로 평가돼 왔다. 송파 대단지에 르엘을 적용한 것은 향후 수도권 핵심지 정비사업을 겨냥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롯데건설의 안정적인 수주 기반 역시 이러한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현재 40조 원 안팎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주거 사업과 함께 비주거·개발 사업 비중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수주 공백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시장 상황에 따라 무리하게 입찰에 나설 필요 없이 사업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주 단계부터 분양까지 고려해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을 선별해 참여하고 있다”며 “성수4지구에는 롯데월드타워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르엘’의 품격을 담은 명품 설계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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