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3·4·5 조합, 5월 시공사 선정 앞두고 있어
매매 시장은 조용…매물도 많지 않고 거래도 없어
대출 규제 부담 때문…이 대통령, 똘똘한 한 채 경고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최고 부촌 아파트로 꼽히는 압구정 단지들의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이곳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성사된 사례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력한 대출 규제 영향이다. 

   
▲ 재건축을 진행 중인 압구정 내 아파트./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4·5 등 3개 구역 재건축 조합이 오는 5월 잇달아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할 예정이다. 압구정4구역은 5월 23일, 3구역과 5구역은 같은 날인 5월 30일이다. 

압구정 단지는 대한민국 부촌 1번지로 꼽히는 데다 한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압구정 4구역만 해도 예상 공사비가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등 압구정지구는 총사업비가 14조 원을 넘는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지다. 때문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건설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에서는 조합설립인가와 관리처분 사이에 시공사 선정을 한다. 이 시기에는 재건축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당 단지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오르는 게 보통이다. 게다가 경쟁수주라도 성사되면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주목도가 더 높아진다. 

반면 현재 압구정 단지들은 조용하다. 올해 들어 거래가 성사된 곳을 찾기 어렵다. 압구정3구역에 속한 현대6·7차는 가장 최근에 등록된 실거래가 지난해 10월 156B㎡, 압구정 4구역에 속한 한양6차의 경우 지난해 7월 115A㎡가 마지막이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도 현재로서는 "매매가 성사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나오는 매물이 많지 않다고 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5월 9일로 예고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영향으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적어도 압구정은 예외라는 것이다. 

압구정 인근 A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은 상당수가 세입자를 끼고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를 피하기 위해 집을 내놓아도 세입자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주택자는 대부분 이곳의 생활 인프라에 만족하고 있어 웬만하면 압구정에서 살기를 원한다"며 "팔려는 사람들은 압구정 내 더 넓은 평형으로 옮기기를 원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 압구정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어 있는 아파트 매물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하지만 1주택자가 압구정 내에서 이동을 하고 싶어도 기존 주택을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이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지금은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출 규제 때문이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수도권 등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 원 이하로 제한됐다. 특히 시가 25억 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2억 원에 불과해 나머지는 전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압구정 단지들의 대략적인 시가는 45억~110억 원에 달한다. 이런 고가의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현금 보유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주택 매수 후 4개월 이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낀 갭투자도 불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압구정 아파트는 재건축 호재에도 호가가 되려 하락하는 모습이 보인다. 현대6·7차 170㎡의 경우 지난해 7월 1층이 89억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그보다 2억~9억 원 가량 낮은 매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내려간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한 집주인이 매도를 포기하기도 한다. B공인중개사는 "오늘 아침에도 매물을 거두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마치 진공 상태 같다. 오랫동안 거래가 없다 보니 중개수수료로 생활을 꾸려가는 우리로서는 매우 힘들다"며 울상을 지었다.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압구정의 현재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다주택자들은 압구정처럼 비싼 단지는 팔기 어려우니 갖고 있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영향은 그보다 급이 한참 떨어지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매물에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자칫 대출규제가 되려 양극화를 심화키는 것은 물론 압구정 아파트 같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를 더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조만간 정부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1주택자 갈아타기에 관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향후 보유세 손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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