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원료 수입 의존도 70% 상회
수출력·공급망 확보가 경쟁력으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을 돌파하며 국내 뷰티 업계의 수익성 관리에도 긴장감이 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 기조와 시장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보유한 대형사와 원가 상승 압박을 직접 받는 중소 브랜드 간의 경영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 매장 전경./사진=김견희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의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5분 기준 전날보다 8.8원 오른 1476.9원을 기록했다. 이날 새벽 한때 1486.4원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장품 제조 원료의 수입 의존도가 70%를 상회하는 산업 구조상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의 기본이 되는 석유계 베이스 원료를 비롯한 주요 기능성 원료의 원천 특허는 주로 미국과 독일, 일본 등 해외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기업 체급에 따라 체감 온도도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글로벌 수출 비중이 높고 탄탄한 공급망을 갖춘 대기업은 환헤지 효과와 달러 결제 대금 유입으로 원가 상승분을 상쇄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반대로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경우 일부 이득이 있겠지만, 원료 수급비와 물류비가 동반 상승할 경우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내수 비중이 높은 인디 브랜드와 중소 업체 역시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원가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확보한 재고로 버티겠지만, 강달러 기조가 고착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한 가격 경쟁력이 중국산 제품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환율에 따른 시장 영향은 아직까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환율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원가나 물류 등 사업 전반에 큰 영향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축적해온 연구개발(R&D) 데이터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환율 변동성을 방어하고 있다. 최근 북미 매출이 급속 성장 중인 에이피알(APR) 등도 수출 실적이 원가 압박을 덮는 헤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된다. 

정구현 대한화장품협회 팀장은 "이미 수입한 원료 재고와 기존 계약 구조상 당장 단기간 내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시 수입 원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타격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팀장은 이어 "달러로 완제품 대금을 받는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 환차익을 누리는 등 긍정적 측면도 있겠으나, 결국 원료 수급 시점과 맞물리면 이득이 상쇄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