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호남 출신이 대구 만만한가"…이정현 "후배에 길 열어줄 때"
'단수 공천설' 이진숙 "억측과 음모론 난무...어떤 경선 방식도 환영"
당내 "보수 분열로 텃밭 잃을 수도...경선해야"...여당 김부겸 등판 변수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중진 용퇴론'을 언급하며 정치 신예나 특정 인사를 내세우려 하자, 중진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대구시장에 도전장을 낸 중진 의원은 주호영(6선), 윤재옥(4선), 추경호(3선) 등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초선인 유영하·최은석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대구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최다선 주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을 겨냥해 "호남 출신 공관위원장이 대구의 정서를 얼마나 아느냐"며 "공천 전권은 이 위원장의 호주머니가 아닌 대구 시민에게 있다"고 직격했다.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북지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3.16./사진=연합뉴스

이어 "대구를 더 이상 만만하게 보지 말라,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시험하지 말라"며 "어디서 이런 망나니 짓으로 대구 민심을 짓밟으려 하느냐. 택도 없고 어림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단수 공천설'이 돌았던 이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이 전 위원장을 ‘단수 공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사천(私親)’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억측과 음모론이 난무하고 당 내부 분란이 커지고 있다"며 "저는 어떤 경선 방식도 환영한다"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대구시장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이  공관위원장은 18일 페이스북에 "평생 공직과 정치를 하며 충분히 많은 기회를 누린 분들이, 이제는 후배들에게 길을 내주어야 할 때 오히려 자리를 더 움켜쥐려 한다면, 그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냐"며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 6·3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은석·추경호·윤재옥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유영하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2026.3.10./사진=연합뉴스


자신을 향해 '호남 출신이 얼마나 아냐'고 직격했던 주 의원을 향해서는 "어느 의원은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공관위를 공개 비판했고, 그 과정에서 '호남 출신'을 거론하며 지역 정서를 건드리는 표현까지 쓴 것으로 전해진다"며 불쾌감을 보였다. 

국민의힘의 내분이 깊어질수록 웃음 짓는 쪽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구에서 당선 경험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예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공천 분열로 '안방'인 대구를 잃게 된다면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무리한 컷오프로 경쟁력 낮은 신인에게 공천을 할 경우 보수 분열을 초래해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위험이 있다"며 "공관위가 특정 후보 밀어주기, 낙하산 공천 아니냐는 비판에서 당당하려면 경선을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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