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오는 27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상향조정하면서 유류세 인하를 동시에 실시한다. 현재 7%인 휘발유는 15%, 10%인 경유는 25%로 유류세 인하가 확대될 예정이다. 중동전쟁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석유 최고가격제 조정이 불가피해졌고, 27일부터 나프타 수출통제가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기존에는 4월에 종료 예정이었지만 그 시점을 5월 말로 늦춘다.
정부는 2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후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2월 말 시작된 중동전쟁이 물가 상승, 주요 품목 수급 애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경제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가 자칫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서민, 소상공인, 중소기업, 농어민, 청년 등 취약계층과 지방에 더욱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 하에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추가경정예산 이외에도 재정, 세제, 금융 규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최적의 정책 조합으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3단계로 대응하겠다”고 제시했다.
정부가 이날 제시한 3단계 조치 방안은 구체적으로 ▲당장 시급한 물가·공급망·취약부문·금융시장 안정 ▲4월 중 초과 세수를 활용한 25조 원 수준의 전쟁추경의 신속한 시행 ▲5월 이후 상황 장기화 대비 경제안정 추가 대책 준비다.
구 부총리는 “에너지 가격과 민생 물가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국재유가 상승을 반영해 27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불가피하게 일부 상향 조정하되, 유류세 인하를 동시에 실시해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1단계 조치에서 특히 산업, 물류에 필수적인 경유 가격안정에 역점을 두고,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에 선박용 경유를 신규로 포함시켰다. 반면 유류세 인하는 휘발유의 경우 7%에서 15%, 경유는 현재 10%에서 25%로 큰 폭으로 낮추는 것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 외 추가 대체수입선 확보 및 액화천연가스(LNG) 스왑 등을 통해 카타르산 LNG 대체 물량 확보 계획도 제시됐다. 원전 가동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동시에 석탄발전 계절관리제 상한도 해제된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소 2시 폐쇄 일정도 조정된다.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선 상반기 중 중앙정부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지방 공공요금도 동결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적극 소통할 방침이다. 민생물가태스크포스(TF) 산하에 중동전쟁 물가대응팀을 신설하고, 특별관리품목을 현재 23개에서 2배 이상인 43개로 확대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4~5월 중에 150억 원을 투입해 쌀, 계란, 고등어 등 가격이 상승한 농축수산물을 최대 50% 할인한다는 방침이다.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위기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방안도 세워졌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일일 집중 관리한다. 또 공급망 기금 내 특별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해 대체수입선 확보와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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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아 외교부 2차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2026.3.2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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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프타는 수출통제 등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27일 0시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요소와 요소수도 27일 0시부터 매점매석 금지를 시행하는 한편, 불법·부당행위 단속, 요소 수입 확대 등도 적극 시행된다.
운송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재 50% 할인 중인 영업용 화물차(심야 운행) 및 노선버스의 고속도로(도로공사 관리) 통행료를 한 달간 면제한다.
구 부총리는 “취약 부문 피해지원에도 힘쓰겠다”며 “피해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현재 23조 3000억원에서 4조원 추가 확대하고, 긴급 수출 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도 강화하겠다. 재정경제부 내 관계부처 합동 수출플러스 지원단을 중심으로 피해 기업 원스톱 지원체계도 즉시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4월 중으로 ‘뉴 프레임워크(New Framework)’를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내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전담조직도 구성된다.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선진국제지수 편입, 즉 WGBI 편입 이후 자금 유입 상시점검단도 4월 1일부터 가동된다.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선 5조 원 규모의 긴급바이백을 실시하고,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고채 순상환도 추진된다. 증시는 인위적 주가 부양을 지양하고 중복상장 원칙 금지, 코스닥 세그먼트 분리 등 근본적 체질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2단계 조치는 초과세수를 활용한 25조원 수준의 전쟁추경을 4월 중 최대한 빨리 시행해 위기에 본격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목표로 추경안을 마련하고, 국민체감 원칙 하에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 지방경기 활성화 등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특히 취약계층과 지방 등의 지역화폐를 활용한 직접 차등지원으로 위기의 양극화를 완화하겠다. 국난 극복을 위한 추경을 다시 한번 더 빨리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3단계 조치는 5월 이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하는 경제안정 추가 대책이다.
구 부총리는 “정부는 중동전쟁이 종결돼 세계경제가 완전히 정상회될 때까지 전 분야를 한치의 빈틈도 없이 점검하고 필요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부처가 힘을 모으겠다”며 “나아가 어떤 외부충격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경제안보와 공급망 강화, 산업·에너지 대전환, 외환·금융시장 선진화 등 경제 혁신을 더 가속화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도 한국경제의 저력과 국민주권정부의 능력을 믿고 차분히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시면서 위기극복에 필요한 에너지 전략 등에 적극 동참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브리핑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원유와 나프타 수급 현황 및 2차 최고가격제 지정에 대해 밝혔다.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유조선이 지난 20일 입항하면서 중동전쟁의 수급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민간의 대체 물량 확보 노력을 촉진하면서 상황 장기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비축유는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수출통제가 결정된 나프타의 수급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국민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나프타 물량 확보를 위해 국외 도입 시 차액 지워 등을 통해 도입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보건·의료, 핵심 산업, 생활필수품 생산에 영향이 없도록 나프타를 최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제품의 2차 최고가격도 27일 0시를 기준으로 지정된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 국내외 석유수급 상황, 국민생활 영향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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