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정 기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 2020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독설이 일파만파 확산된 일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그렇게 추정할 근거도 뚜렷하게 없었고, 30대의 김정은이 갑자기 위독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그런데 지금 42세로 추정되는 김정은의 13세로 추정되는 딸 주애가 5년째 김 위원장의 일정에 공개적으로 동행하면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듯한 상황의 배경을 설명할 이유로 ‘김정은의 건강이상설’ 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실제 최근 중국이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면밀하게 추적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 입수됐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일이 있다. 김정은의 방중 이후 중국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자심감을 급격히 잃었다는 판단이 있다고 한다.

김정은 건강에 대해 중국이 높은 관심을 갖는 것은 북중 국경지역 안정과 연관돼 있을 것이다. 중국은 만약 김정은이 쓰러질 가능성과 그럴 경우 북한정권이 어떻게 유지될지, 김정은이 없는 북한정권을 주애가 과연 통치할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주애의 공개활동이 부쩍 늘어난데다 군사 분야에 집중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은 어린 여성이지만 앞으로 충분히 강인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고 싶어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주애가 올해 3월 현재까지 북한 매체에 등장한 횟수는 14회다. 작년에 총 18회 등장한 것에 비해 그 빈도가 매우 잦아졌다. 올해 공개활동을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군사 관련 9회, 사회 문화 관련 2회, 정치 관련 2회, 경제 관련 1회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주요간부들에게 저격수보총을 선물하고 사격장에서 저격무기 사격을 한 가운데 김위원장의 딸 주애가 저격총을 조준한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의 28일 보도. 2026.2.28../사진=연합뉴스
심지어 주애가 아버지 김정은과 같은 가죽점퍼를 입고 총을 쏘고 탱크를 타는 모습이 북한주민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2월 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주애는 김 위원장과 주요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격수보총을 조준 사격하고 있다. 이달인 3월 12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선 김 위원장과 함께 가죽옷을 입은 주애가 권총을 쏘기도 했다. 같은 달 20일 노동신문은 주애가 김 위원장과 함께 수도방어군단 직속 평양 제60훈련기지를 방문해 신형 전차를 동원한 전술훈련을 참관하면서 탱크를 타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주애가 등장했을 초기만 해도 후계설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올해 초 국가정보원이 주애와 관련해 후계 내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고, 이제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든 없든 딸 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걸로 보인다.  

김정은이 아직 젊은데도 벌써부터 어린 딸을 후계자로 삼았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정은 북한 입장에서 추론할 수 있다. 김정은의 강경하게 내세우고 있는 ‘남북한 2국가론’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정책인데, 자신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통치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습의 정통성을 약화시킬 수도 있는 김정은의 남북한 2국가론도 어린 딸에게 후계자 수업을 시켜야 하는 절박감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 중국은 김정은의 남북한 2국가론에 대해 방어적인 ‘현상유지 전략’으로 평가하고 반기는 분위기라고 한다. 김정은은 어린 딸이 탄탄한 지도자 입지를 굳히기까지 주변국가들을 경계하기 위해 '대남 강경론'부터 빼들었을 수 있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과 어린 딸의 후계수업에서 북한 지도부가 예측 불가능의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여정의 담화처럼 ‘제발 건드리지 말고 따로 살자’는 지금의 북한에게 어떤 대북정책이 가능할지 고민할 때다. 무엇보다 ‘자주파 동맹파 논란’과 같은 시끌벅적한 내부 혼선은 더 이상 불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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