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서초 17억원·이촌 르엘 10억원·오티에르 반포 30억원 시세차익에 청약 경쟁 과열
현금 부족 무주택 실수요자 박탈감 가중…국회선 차익 환수 위한 '채권입찰제' 발의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분양하는 공급 단지들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 덕분에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로 나와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이른바 '로또 청약'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에도 막대한 현금 동원이 가능한 현금부자들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올해도 여전히 수십 억 차익이 가능한 로또 청약에 대한 인기가 높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공급한 '아크로 드 서초'가 1순위 청약(특별공급 제외) 결과 1099대 1로 올해는 물론 역대 서울 민간분양 단지 중 최고 청약률을 기록했다. 서초구에 자리한 해당 단지는 30가구 모집에 총 3만2973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지금까지는 지난 2024년 10월 디에이치 에델루이의 평균 1025대 1이었다. 

10일에는 용산구 '이촌 르엘' 일반분양 78가구 모집에 총 1만528명이 신청, 평균 청약 경쟁률 134.9대 1로 마감됐다. 같은 날에는 서초구의  '오티에르 반포'가 특별공급에 나섰다. 43가구 모집에 1만5505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360.6대 1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분상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수십억 원 낮은 고가 아파트라는 부분이 공통점이다. 분상제란 주변 시세 대비 70% 수준으로 아파트를 분양,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아크로 드 서초의 경우 59㎡(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는 17억9340만~18억6490만 원이다. 인근 래미안리더스원 59㎡가 지난 2월 32억5000만 원, 서초 그랑자이 59㎡는 지난 1월 3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청약에 당첨되면 15억~17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촌 르엘과 오티에르 반포 역시 마찬가지다. 이촌 르엘에서 가장 큰 평형인 122㎡ 분양가는 31억 5500만∼33억400만 원이다. 2015년 준공돼 인근에서는 가장 신축인 래미안 첼리투스 124㎡가 지난 1월 44억4998만 원에 거래됐다. 이촌 르엘 청약에 성공한다면 최소 10억 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오티에르 반포의 분양가는 84㎡ 기준 25억150만∼27억5650만 원이다. 하지만 오티에르 반포와 마주한 반포 자이 같은 평형이 지난달 51억 원에 거래됐다. 인근 메이플 자이 84㎡ 입주권은 지난해 11월 56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오티에르 반포 분양가 대비 25억~30억 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처럼 시세차익이 크다보니 로또 청약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마찬가지다.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로 적용한 분상제가 오히려 자금이 풍부한 현금부자들 만의 잔치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현상을 보는 무주택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서울 거주 30대 남성은 "분양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자 부담 때문에 다 받을 수 없다"면서 "30억 원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이라면 돈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거냐"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고가아파트 집값을 잡겠다며 쏟아낸 비정상적인 규제가 청약 혜택을 받아야 할 자금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꿈만 잡아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주변시세의 70% 수준의 로또를 만드는 분상제를 이제는 손 봐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에서는 분상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택 채권입찰제가 발의됐다. 청약자가 분양가와 주변 시세 차익 범위 안에서 채권을 사겠다고 써내면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낸 사람에게 분양하는 제도다. 인근 시세의 90%이라면 채권 상한액은 10%가 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시세차익이 줄어 로또 청약이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채권을 기금화해 공공택지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채권입찰제 역시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데다 분양가에 채권가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입법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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