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사람, 노동은 기술이"…특급호텔, 피지컬 AI 도입 잇따라
수정 2026-05-05 09:36:59
입력 2026-05-05 09:36:47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전시 로봇 마케팅에서 실무 투입...운영 효율 높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호텔업계가 단순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도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 브랜드 홍보 차원을 넘어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와 운영 효율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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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롯데호텔에서 도입한 로봇./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 ||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최근 정부 주도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피지컬 AI' 선점에 나섰다. 기존까지 자율주행 로봇을 통해 수건이나 어메니티를 전달하는 데 치중했다면, 현재 롯데호텔앤리조트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로는 리넨 정리, 식기 운반 등 손을 사용하는 고강도 BOH(Back of House, 후방 지원 부서) 노동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현재 L7 강남과 롯데호텔 부산에서 운영 중인 딜리버리 로봇 서비스도 올해부터 롯데시티호텔과 롯데리조트 등 전 브랜드로 확산할 계획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단순 배달을 넘어 호텔 환경에 최적화한 로봇을 개발해 현장 인력 공백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실질적 운영 효율'에 방점을 찍었다. 화려한 고객 응대 로봇 대신, 뷔페 레스토랑 내에서 직원이 수거한 접시를 후방 주방으로 옮기는 보조용 로봇을 전 사업장에 투입했다. 직원의 이동 동선을 줄여 대면 서비스에 집중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024년 LG전자와 서비스 로봇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기도 했다. LG전자의 클로이 캐리봇을 활용해 객실 정비용 카트와 식자재 무인 운반 등 여러 용도의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웨스틴 조선 부산 등에서는 로비 층 청소 로봇을 가동하며 공간 관리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LG전자와 디지털 전환과 고도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피지컬 AI 도입을 늘려가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AI를 녹여냈다. 챗GPT 기반의 '워커힐 AI 가이드'는 투숙객 3분의 1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시스템이 정착됐다. 시설 안내부터 산책 코스 추천까지 실시간 대화로 해결하며 컨시어지 업무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들이 이처럼 피지컬 AI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전통적인 숙박업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가 열렸으나, 실속을 중시하는 자유 여행객(FIT)이 주류로 부상하면서 특급호텔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
특히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호텔들은 객실 매출 일부를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 MZ세대 투숙객들이 호텔 내 F&B(식음료) 시설 대신 외부 맛집을 이용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부대시설 매출도 예전만 못하다. 치솟는 인건비와 유틸리티 비용 역시 호텔 수익 구조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피지컬 AI는 고정비 상승과 인력난 극복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로봇이 전시용 마케팅에 가까웠다면, 이젠 고정비 상승과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됐다"며 "고객이 마주하는 서비스는 더 인간답게 하되 보이지 않는 노동은 기술로 이원화하는 구조 개편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