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1인가구 증가 속 주거 구조 변화…생활·의료·돌봄 결합 수요 반영 요구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주거 수요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며 고령자 주거를 기존 복지 영역이 아닌 주택공급 체계 안에서 별도 유형으로 다뤄야 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고령 인구 증가와 1인가구 확대가 맞물리며 기존 가족 단위 중심의 주거 구조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자 주거 수요가 변화하면서 시니어주택 등 별도 주거 유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고령 인구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고령층 단독가구 비중도 함께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주거 수요의 중심이 다인 가구에서 소형·단독 거주 형태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주택 규모 조정 수준을 넘어 주거 기능 전반의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 고령층의 경우 이동 편의성과 안전성뿐 아니라 의료 접근성과 돌봄 서비스 연계 여부까지 주거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주거와 생활, 의료 기능이 결합된 형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아파트 중심 공급 체계와는 다른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재 주택공급 정책은 청년·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한 공공임대와 분양 물량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도권 공급 확대와 실수요자 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되면서 고령자 주거는 일부 공공임대나 복지사업 형태로 제한적으로 반영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별도로 공급 체계가 운영되는 모습이다.

공급 유형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 등은 유형별로 세분화돼 공급되고 있는 반면, 고령자 주거는 통합된 공급 모델이나 체계적인 유형 구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인구 구조 변화 속도에 비해 공급 체계의 세분화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진다. 민간에서는 실버타운이나 임대형 주거시설이 일부 공급되고 있지만 입지와 가격, 서비스 수준에 따라 접근 가능한 대상이 제한되는 구조다. 일부 고가형 시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일반 고령층까지 확산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태다.

특히 기존 주거상품은 분양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어 장기 거주와 서비스 결합이 필요한 고령층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제기된다. 주거와 돌봄 기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특성상 단순 주택 공급 방식과는 다른 설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니어주택은 기존 주택 유형과는 다른 별도 수요로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고령자를 위한 주택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생활·의료·돌봄 기능을 함께 고려한 복합 주거 형태로 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니어주택을 공공임대, 민간임대, 분양형, 은퇴자마을형, 재가개조형 등으로 세분화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령자의 건강 상태와 소득 수준, 생활 방식에 따라 요구되는 주거 형태가 달라 단일 유형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령 인구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주거 수요 구조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앞으로는 연령과 생활 특성에 맞춘 주거 유형 세분화가 불가피하고 시니어주택도 하나의 독립된 공급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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