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실적만으론 부족”…공공수주 판 흔드는 안전 평가
수정 2026-05-22 13:47:39
입력 2026-05-22 13:47:51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PQ·종심제 안전 항목 배점화…중대재해 감점 강화
AI CCTV·통합관제 확대…중견사 인증·인력 부담도 변수
AI CCTV·통합관제 확대…중견사 인증·인력 부담도 변수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공공공사 입찰에서 안전관리 역량이 수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대재해 감점 강화와 안전 항목 배점화가 공공입찰 평가 체계에 반영되면서 건설사들의 안전관리 체계가 단순 현장 운영을 넘어 공공수주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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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달청이 PQ·종심제 등 공공공사 입찰 평가에서 건설안전 항목 비중을 확대하면서 안전관리 역량이 새로운 수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사진=제미나이 | ||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조달당국은 공공공사 입·낙찰 평가 과정에서 안전 관련 항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중대재해 발생 업체에는 감점을 강화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춘 업체에는 평가상 우대를 주는 방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말 제도 정비를 거치며 실제 입찰 평가 체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12월 ‘시설공사 적격심사세부기준’,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기준’, ‘공사계약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세부기준’ 등 공사 입·낙찰 관련 규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핵심은 건설안전 평가가 낙찰자 선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평가 구조를 바꾼 데 있다.
특히 기술형입찰과 종합심사낙찰제의 참가자격을 심사하는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는 건설안전 항목이 기존 가·감점 방식에서 5점 배점 체계로 전환됐다. 중대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업체에는 사망자 수에 따라 최대 5점 감점이 적용되고, KOSHA-MS와 ISO45001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업체에는 가점이 신설됐다.
300억 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에서도 건설안전 항목이 별도 배점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 가·감점 형태로 반영됐지만, 개정 이후에는 공사수행능력 평가 안에서 건설안전 항목이 따로 반영된다. 안전 항목이 선언적 가점 수준을 넘어 실제 점수 경쟁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공공수주 시장의 경쟁 기준을 넓히는 신호라는 반응이 나온다. 과거 공공공사 입찰에서 가격과 시공실적, 경영상태가 주요 변수였다면 안전관리 체계와 인증 보유 여부, 전담 조직 운영 능력까지 수주 과정에서 함께 평가받는 흐름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가 기준 변화는 건설사들의 안전관리 투자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한화 건설부문은 AI CCTV 기반 통합관제 시스템을 통해 전국 현장 영상을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별 위험 상황을 본사 차원에서 확인하고, 사고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한화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AI CCTV와 웨어러블 장비, 위험 감지 시스템 등 스마트 안전장비를 현장에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 전담조직과 본사 관제 기능을 강화해 현장별 관리 편차를 줄이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안전관리가 사고 예방 차원을 넘어 기업의 현장 운영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이기 시작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중견·중소 건설사와 전문건설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취득과 유지에는 비용이 들어가고, 현장별 안전 전담 인력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 안전장비를 도입하더라도 장비 운영과 모니터링, 후속 조치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실제 평가 대응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수주 시장에서 안전관리 역량이 평가 요소로 자리 잡을수록 업체 간 대응 여력 차이도 커질 수 있다. 대형 건설사는 본사 조직과 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해 안전관리 체계를 표준화할 수 있지만, 중견·중소업체는 인증과 인력, 장비 투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공공사 수주에서 가격과 실적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안전관리 체계와 현장 운영 역량까지 함께 보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안전 인증과 전담 조직 운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