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지주택·에너지·인프라 등 익숙한 분야 중심 반복 등장
무리한 외형 경쟁보다 기존 기반 유지…“불황일수록 자기 시장 중요”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자신들이 강점을 보여온 시장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핵심 정비사업이나 초대형 개발사업에서 대형 건설사와 정면 경쟁하기보다 공공공사·지역주택조합·에너지·인프라 등 익숙한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모양새다.

   
▲ 건설경기 침체 속 중견 건설사들이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자신들이 강점을 보여온 시장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1~20위권 중견 건설사들은 시장 전반의 위축 속에서도 각자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 개발사업 자금 부담이 커지고 분양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대형사처럼 전방위 확장에 나서기보다 상대적으로 경험과 기반이 축적된 시장에서 안정적인 접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건설업계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핵심 정비사업과 초대형 복합개발, 해외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자금력을 앞세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견사들은 같은 방식의 경쟁보다 기존에 반복적으로 성과를 내온 시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황기일수록 무리한 사업 확대보다 익숙한 발주 구조와 사업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공사와 인프라 분야에서는 계룡건설과 태영건설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계룡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가철도공단 등 공공 발주 사업을 기반으로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민간 주택경기 변동에 지나치게 기대기보다 공공공사와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접점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 역시 공공공사와 정비사업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도 무리한 신규 사업 확대보다 기존 사업 기반을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서기보다 자신들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이어가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지역 기반 사업에서는 서희건설이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대형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서울 핵심 정비사업과는 결이 다르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전국 단위로 꾸준히 이어가며 독자적인 시장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불황 속에서도 자신들이 익숙한 사업 구조를 유지하며 시장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틈새시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는 코오롱글로벌과 두산에너빌리티가 눈에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과 철도·산업시설 등 인프라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단순 시공보다 풍력 운영과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구조를 이어가며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원전과 가스터빈 중심 에너지 사업 기반을 유지하며 일반 주택경기와 다른 흐름 속에서 시장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과거처럼 외형 확대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회사별로 축적해온 시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모든 영역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기보다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이름을 노출하며 존재감을 이어가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 중견사들이 대형사와 같은 방식으로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각 회사가 오래 해왔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방식으로 시장 내 존재감을 유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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