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서 '군대 교류' 첫 언급…'비핵화'나 '한반도 문제' 발언 없어
2019년 방북 때 시 주석, 비핵화·북미 대화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달라져
전문가 “中, ‘비핵화 중재자’에서 ‘대미 견제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 이동”
정부 “한반도 비핵화, 유엔 안보리 결의로 확인된 국제사회의 일관된 목표”
“북중 교류·협력이 한반도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기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만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을 열고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시 주석의 회담 발언문엔 중국이 북한을 글로벌 파트너로 규정하고 “양측의 외교, 법집행, 군대 등 교류를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시 주석은 이번에 ‘비핵화’나 ‘한반도 문제’ 언급없이 “중국과 북한 양국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자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경제·안보 블록에 북한이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하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에 대해선 ‘의도된 침묵’을 통해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핵무력 강화를 최고의 사회주의 위업으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에 토를 달지 않고 통째로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북한의 현 핵무장 상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화하겠다는 암묵적 뉘앙스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임 교수는 “중국이 북한과 군사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기존의 한반도 외교 원칙인 ‘한반도 비핵화’ 기조의 큰 변화를 암시한다”면서 “이는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대신 군사협력을 통해 한미일을 견제하는 북중 간 안보 연대를 의도하고, 중국의 대만 문제에서 군사·전략적 우군 역할을 북한에 요구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 지난 8일 김일성광장에서 7년만에 방북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맞아 성대한 환영식을 했다고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6.6.8.사진=뉴스1

이와 관련해 중국이 ‘북미 간 비핵화 중재자’에서 ‘대미 견제를 위한 관리자·전략적 동반자’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시 주석이 방북 때 비핵화와 북미 대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 세 가지 회담 문서 모두에서 비핵화, 한반도 문제, 북미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사라진 것은 사실상 북핵을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중요 문제로 보지 않고, 동북아 지역 질서를 관리하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우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정은 시대) 북중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군대 분야 교류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북측 보도에선 관련 언급이 없었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 입장으로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포함해서 북중 간 교류와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로 확인된 국제사회의 일관된 목표이며, 우리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흔들림없이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역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있으며,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가 공동 목표라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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