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정상회담서 EU측에 한국기업들 불이익 없게 당부
金 "철강은 가경제 중추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산업"
반도체 공동연구·방위산업 협력·CPTTP·산업가속화법 등 논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수입 쿼터를 최대한 확보하는 문제를 직접 제기하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 

최근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EU,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EU도 2018년부터 운영해온 세계무역기구(WTO) 기반 철강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가 이달 30일 종료되는데 따라 새로운 철강수입제도를 마련했으며,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을 제정해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용범 청와대는 정책실장은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대통령께서 한-EU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국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는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에 따라 철강 30개 품목의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항당제도(TRQ)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 정책실장은 “EU가 허용하는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은 현재 세이프가드 체제상 총 수입쿼터 3382만 톤에서 1835톤으로 약 46% 축소된다”면서 “이는 EU시장에 철강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시장 접근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이사회 본부 내 한-EU 확대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2026.6.10./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철강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전례 없는 거센 파도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협상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U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으로, 작년 기준 한국의 총 철강 수출 2,825만톤 중 324만톤을 EU로 수출했다. 

김 정책실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EU로부터 약 258만톤 규모의 국가 무관세 쿼터를 배정받아 EU 시장에 자동차·조선·기계·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한국산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철강산업은 국가 경제의 중추이자,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EU의 새로운 철강수입제도를 대비해 지난 4월 시작된 협상 초기부터 총력 대응해왔다. 또한 한-EU FTA에 따른 상호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철강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이해관계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정책실장은 “정상회의 계기 외에도 이번 철강 쿼터 협상기간 중 브뤼셀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가 한국이었다”며 “EU측은 한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우리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한국과 EU 간 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측간 반도체 공동연구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또 방위산업 협력,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설정 노력, EU의 산업가속화법과 관련해 한국의 EU와 같은 처우 명확화 등을 논의했다. 

   
▲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한-EU 경제 협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이용호 춘추관 행정관. 2026.6.1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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