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포상금 200만 원 상한 폐지…과징금 연동 땐 수천만 원 가능
진술·정황만으로 신고 가능…보복성·표적 신고 차단 장치 관건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현장 불법하도급 신고포상금이 대폭 커지면서 신고 남용을 어떻게 걸러낼지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자료 없이도 진술과 정황만으로 포상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이 낮아진 데다, 포상금 상한까지 사라지면서 보복성·표적 신고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불법하도급 신고포상금이 확대되고 신고 문턱도 낮아지면서 내부 신고 활성화와 함께 보복성·표적 신고를 걸러낼 제도 운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불법하도급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와 행정처분 강화를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개정안은 이면·구두계약으로 이뤄지는 불법하도급 적발을 위해 내부 신고 유인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장 큰 변화는 포상금 규모다. 기존에는 불법하도급 등 불공정행위를 신고하더라도 포상금이 최대 200만 원으로 제한됐다. 앞으로는 과징금 부과액 등을 고려해 포상금이 산정된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과징금 1억8900만 원이 부과된 건의 포상금은 기존 200만 원에서 개정 후 5670만 원으로 늘어난다.

신고 요건도 완화된다. 그동안 신고자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인 진술과 정황만으로도 조사·단속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시행 전에 접수된 신고도 향후 행정처분이 확정되면 심의 등을 거쳐 개정 기준에 따른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증거 문턱을 낮춘 배경은 불법하도급의 특성에 있다. 불법하도급은 이면계약이나 구두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 종사자가 계약서 같은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현장 단속만으로는 적발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내부 신고를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제재 수위도 함께 올라간다. 불법하도급 영업정지 기준은 현행 4~8개월에서 최소 8개월~최대 1년으로 강화된다. 과징금 부과율도 하도급대금의 4~30%에서 24~30%로 상향된다. 공공공사 하도급 참여제한 기간은 현행 1~8개월에서 최소 8개월~최대 2년으로 늘어난다.

취지는 불법하도급으로 얻는 이익보다 불이익이 크다는 인식을 현장에 심겠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하도급은 적발되지 않으면 공사 품질과 안전, 하도급 질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내부 제보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크다.

문제는 포상 확대와 신고 문턱 완화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포상금이 수천만 원 단위로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장 내 갈등이나 하도급업체 간 분쟁, 퇴직자 신고 등이 보복성·표적 신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신고가 늘어나는 만큼 허위·과장 신고를 걸러내는 조사와 심의 절차의 중요성도 커진다.

비슷한 포상형 신고제에서는 부작용 논란이 있었다. 공익신고 보상금은 한때 전문신고자 신고가 경미한 위반에 몰리면서 영세업소 피해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1인당 연간 지급 건수 제한이 도입된 바 있다. 포상금이 커질수록 신고 유인은 커지지만, 제도 설계와 운영 방식에 따라 현장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시기 공정거래위원회도 공정거래법 등 위반행위 신고포상금 상한을 폐지했다. 다만 공정위는 신고자의 법 위반행위 가담 여부와 조사 협조 수준, 사회적 책임 준수 여부 등을 고려해 포상금을 최대 30%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증거 수준도 최상·상·중·하로 나눠 포상율을 차등 적용한다.

불법하도급 신고포상금 역시 조사·단속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확인되고 행정처분이 확정돼야 지급된다. 그럼에도 포상금 상한 폐지와 증거 요건 완화가 동시에 시행되는 만큼, 실질적인 내부 신고와 갈등성 신고를 구분하는 운영 기준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하도급은 계약 구조가 복잡하고 이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내부 신고 없이는 적발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포상금이 커지고 신고 문턱이 낮아진 만큼 허위·과장 신고나 현장 갈등에 따른 보복성 신고를 걸러낼 수 있는 심의 기준도 함께 촘촘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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