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청년 앞에 선 로봇…건설의 날이 묻는 ‘미래 일터’의 조건
수정 2026-07-10 10:35:58
입력 2026-07-10 10:36:09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고등·대학생 미래 건설인 350명 참석…로비엔 건설로봇·자동화 장비 전시
기술 앞세운 무대 연출…청년에게 다시 선택받는 산업 과제 부각
기술 앞세운 무대 연출…청년에게 다시 선택받는 산업 과제 부각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산업은 이제 청년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매력적인 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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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승구 건단련 회장이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인사말 파일을 받는 장면./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 ||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2026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린 대강당에는 정장을 입은 건설업계 관계자들 사이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무대 대형 화면에는 미래 건설기술을 다룬 영상이 흘렀고, 행사장 밖 로비에서는 건설로봇과 자동화 장비를 둘러싼 설명이 이어졌다.
올해 기념식장은 예년보다 젊고 기술적인 분위기가 짙었다. 행사장에 들어선 참석자들은 로비에 마련된 ‘미래 K-건설 특별전’ 부스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철근 자동화 조립기계와 관로 모니터링 로봇, 타워크레인 원격제어, 외벽 도장 로봇, UGV 장비, 스마트 안전장비, 로봇개와 로봇팔 등이 전시되면서 기념식장은 단순한 포상 행사를 넘어 미래 기술 전시장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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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비 특별전에서 로봇개·관로 모니터링 장비 등을 둘러보는 장면./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 ||
전시 부스 주변에는 정부 관계자와 건설업계 인사, 학생들이 뒤섞여 있었다. 장비 설명이 시작되면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렸고, 일부 학생들은 로봇 장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묻기도 했다. 건설현장을 떠올릴 때 먼저 연상되는 철근, 콘크리트, 중장비 대신 로봇과 원격제어, 디지털 안전관리 장비가 행사장 앞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본행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기념사에 앞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에게 인사말이 담긴 파일을 직접 건넸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미래를 짓는 K-건설’이라는 올해 주제가 행사 문구에 머물지 않고 무대 위 장면으로 구현된 순간이었다.
올해 행사에는 전국 건설 관련 고교생과 대학생 등 미래 건설인 350명이 참석했다. 고려대, 중앙대, 서울과학기술대, 홍익대, 충북대, 인덕대, 강원대와 경북공고, 수원공고, 대구공고 등 대학과 특성화고 학생들이 함께했다. 객석에 앉은 학생들은 기념식 중간마다 무대 영상을 바라보거나, 행사장에 배치된 기술 전시를 둘러보며 건설산업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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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건설의 날 기념식에는 고등·대학생 미래 건설인들이 함께 자리해 건설산업의 변화 방향을 보여줬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 ||
행사장에서 만난 한 건설 관련 학과 학생은 “건설업이라고 하면 현장 노동이나 안전사고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로봇과 원격제어 장비를 보니 생각보다 기술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만 이런 기술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젊은 사람이 일하기 좋은 환경까지 같이 바뀌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청년과 기술을 전면에 세운 것은 산업이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건설산업은 주택공급과 인프라 구축, 해외건설 수주를 떠받쳐 온 국가 핵심산업이지만, 청년층 유입 감소와 현장 고령화, 안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건설의 날 행사장이 미래세대와 로봇을 앞세운 것도 건설업이 더 이상 과거의 노동집약적 산업 이미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이어졌다.
한승구 건단련 회장도 이 지점을 강조했다. 한 회장은 청년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매력적인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AI와 로봇, 드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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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 영상과 특별전, 로봇 시연이 이어진 올해 건설의 날은 청년 세대에게 건설산업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로 꾸려졌다./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 ||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장면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객석의 학생들, 로비의 로봇과 자동화 장비, 무대 위 휴머노이드 로봇은 건설업계가 미래세대에게 어떤 산업으로 보이고 싶은지를 보여줬다. 지난해 건설의 날이 안전과 책임이라는 무거운 메시지에 가까웠다면, 올해는 청년과 기술을 통해 산업 이미지를 다시 세우려는 성격이 더 강했다.
화려한 무대 연출 뒤에는 건설업계의 위기의식도 깔려 있었다. 한 회장은 기념사에서 고금리와 투자 위축, 공사비 상승, 과도한 규제가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과 현장 고령화·인력 부족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언급했다. 행사장에 배치된 로봇과 디지털 안전관리 장비는 청년 유입과 생산성 혁신, 안전 신뢰 회복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건설업계의 고민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건설의 날은 포상보다 청년과 기술을 전면에 세운 장면이 더 강하게 남았다”며 “행사장에서 보여준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실제 현장의 근무환경 개선, 안전 확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 건설업도 미래세대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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