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수준으로 3배 올려야 하지만 폭동 비슷한 상황 벌어질 수도"
이 대통령, 부동산 ‘세제·공급·금융’ 개혁 예고...“비난도 감수해야”
거주용·지방·서민 보호하되 초고가·비거주에 가중 과세 고삐 죈다
“‘똘똘한 한 채’가 심각한 문제 야기”…“종부세 대상, 녹슨 칼 안돼”
“무제한 전세대출로 전세사기도 가능...축소하되 청년·신혼부부는 지원”
“재건축·재개발 주택공급 효과 없어…용도 변경 등 신규 택지 확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보유세를 진작 정상화했으면 집값이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제 개편’을 통한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너무 과하게 책임지기는 어려운데,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대비는 해야겠다”면서 주택 보유세 강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사실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로 강화할지, 어떤 차등을 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개혁 대상으로 거의 무제한으로 풀어준 전세 대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와 관련해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최하 세 배는 올려야 한다”며 “지금 세 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 (하지만 손 놓고 있으면) 언젠간 터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하게 보유 부담을 설정하고, 실거주 또는 거주 용도일 경우에는 (세 부담을) 감해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방도 배려해주고, 지역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소 3배는 올려야 하지만, 현실적 저항이 큰 만큼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폭발을 막을 최소한의 조정이나 차등 과세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르면 7월 말 '2026 세제 개편안'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차등 과세 체계’와 관련해 ‘표준적 1주택’을 기준으로 삼아 감면과 가중 요소를 정교하게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실수요 목적의 1주택자나 지방·서민주택에는 세 부담을 오히려 낮춰서 보호하되, 초고가 주택이나 비거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과세 고삐를 바짝 죄는 방식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전문가 발제를 듣고 있다. 2026.7.23./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통상적인 1주택을 기준으로 적정한 기본 보유 부담을 설정한 뒤 실거주 용도나 서민·중산층용 주택, 지방 지역 요인에는 감면 혜택을 주겠다”면서 “반대로 호화·초고가 주택, 다주택, 명백한 투기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는 가중 요소를 더해 단계적으로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똘똘한 한 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당국의 의도는 1가수 1주택을 존중하고 보호하자는 것이었지만, 그러다보니 비싸든 싸든 똑같이 취급하게 됐고, 효율적으로 한 채를 사서 투자 이익을 누리는 현상이 나왔다. 거주용이냐, 아니면 투자·투기용이냐를 구분하지 않으니 그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잠시 집을 비워두는 경우는 투기용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직장 때문에 잠깐 옮기거나, 애들 교육 때문에 잠깐 (비우는 것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지적이 많다. 저는 청와대 공관에 있다 보니 집이 비었는데 그럼 비거주용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면서 “앞으로는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고 용어를 바꾸자. 다른 사정 때문에 잠깐 비거주 하는 것은 거주용으로 보고 실거주자와 같이 취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똘똘한 한 채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일 것”이라며 “조만간 세제 개편안이 나올 텐데, 강력한 것이어야 한다. 칼집에서 칼을 뽑았는데 과도 혹은 숭숭 구멍 뚫린 녹슨 칼이 나온다면 시장을 잡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그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한다거나,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이에 상응해 양도세를 낮추거나 하는 방식이 돼서도 안 될 것”이라며 고강도 세제 개편을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상승 이유 중 하나로 거의 무제한으로 풀어준 전세대출도 꼽았는데, “전세가격과 보증금 전액에 가까운 대출·보증이 이뤄지면서 자기자본없이 다수의 주택을 확보하는 전세사기가 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3./사진=연합뉴스

따라서 전세대출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면서도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대출 등은 선별적으로 지원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가주택을 담보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뒤 주택구입 규제를 우회하는 경로 차단을 주문하며 금융당국에 “대출금 용도 추적과 사후 점검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실수요자가 뒤늦게 바뀐 총량 규제로 잔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문제에는 경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토론에서 이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을 하더라도 주택공급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준공업지구 용도 변경 등을 통한 주택 공급을 강조했다.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에선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며 수도권 가용 부지를 직접 살펴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사업 지연 문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관련 행정 절차를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규정을 바꾸거나 절차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업지역과 상업지역 등 도심 유휴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공공임대 공급 방식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25~30평 규모의 고품질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중산층까지 입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주택가격 목표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수요·공급을 억제하거나 조정하겠다고 하면 그게 사회주의 국가에 가깝지 않은가, 또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이어 “정당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만들어진 시장 가격은 존중해야 한다. 얼마 이상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통령은 “공급의 한계는 뚜렷하고, 투자 또는 투기용 수요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변동한다”면서 “특정 영역에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또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조세 제도를 활용하는 것에 논쟁이 있을 것 같다. 투기를 위해 금융을 활용해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는 문제도 논의해봐야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논란들이 있겠지만 합리성이 있다면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그게 약간의 갈등과 저항을 수반하더라도 그런 걸 하라고 저 같은 사람을 뽑아놓은 것 아니겠나”라며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거고, 비난도 감수해야 될 경우가 있다”고 말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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