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줌인]'건설판에 온 전략가' 이정환, 두산건설 '수익공식' 다시 썼다
수정 2026-08-12 13:22:17
입력 2026-08-12 13:22:24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데이터 기반 선별수주·리스크 관리…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상반기 도시정비 2.6조 '톱5'…민간정비·공공주택 양축 확대
상반기 도시정비 2.6조 '톱5'…민간정비·공공주택 양축 확대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이정환 두산건설 대표가 데이터에 기반한 선별수주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앞세워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 사업성과 분양 가능성을 따져 일감을 고르고 현금흐름과 잠재 리스크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다. 무리하게 외형을 키우기보다 실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에 무게를 두면서 두산건설의 '수익공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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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가 데이터 기반 선별수주와 리스크 관리를 앞세워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사진=챗GPT | ||
12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성과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두산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으로 뛰었다. 건설업계 전반이 공사비 상승과 주택경기 침체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외형보다 이익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경영 방식에는 이 대표가 건설업 안팎에서 쌓은 전략·기획 경험이 녹아 있다. 1970년생인 그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1999년 앤더슨컨설팅(현 액센츄어)에서 컨설턴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SK그룹과 SK E&S에서 기획과 전력사업을 담당했고 2019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으로 옮겨 경영기획·투자 업무를 맡았다. 2022년 1월 두산건설 전략혁신실장으로 합류한 뒤 같은 해 12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 대표가 취임 후 전면에 내세운 것은 '투명 경영'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다. 수주 전에는 사업 지역과 사업성을 분석하고 수주 이후에도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재평가하는 방식이다. 분양 사업 역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입지와 주변 공급물량 등 객관화한 데이터를 분석해 분양가격과 시기를 결정한다. 단순히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감을 확보하기보다 사업성이 확인된 현장을 선별하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재무관리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당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뿐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현금흐름표를 직접 확인하며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영업자산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미리 반영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단기적인 재무 수치보다 리스크를 선반영해 중장기 체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같은 경영 기조는 취임 이후 실적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이 대표가 대표로 선임되기 직전인 2022년 두산건설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301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2104억 원에 달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609억 원으로 늘고 순손실 규모는 777억 원으로 줄었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1081억 원까지 증가하면서 당기순손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매출이 전년보다 17.7%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 1050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0억 원대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세가 한층 선명해졌다. 1분기 연결 매출은 359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2억 원에서 299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9%에서 8.3%로 상승했고 매출원가율은 92.7%에서 86.6%로 낮아졌다. 외형은 줄었지만 실제 이익을 만들어내는 힘은 오히려 강해진 셈이다.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과를 낸 두산건설은 선별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무대는 도시정비사업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0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2조6426억 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업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에서는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과 신림동 가로주택정비사업, 홍은1구역·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 등 사업성과 분양 가능성을 따진 중소형·공공정비사업을 공략하고 있다. 부산 망미5구역 재개발과 의정부 가능3구역 재개발 등 주요 거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사업에도 참여하는 식으로 지역별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현재 건축사업본부 산하 도시정비사업 조직도 1~5팀 등 5개 팀 체제로 운영 중이다.
주택 브랜드 경쟁력 강화도 도시정비 수주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위브(We've)'의 Have·Live·Love·Save·Solve 등 5가지 핵심가치를 사업과 상품 차별화에 활용하면서 개별 사업장의 특성과 수요에 맞춘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민간 도시정비와 함께 공공 주택사업도 새로운 수주축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서울 도봉구 방학역과 쌍문역 동측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복합사업참여자로 선정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사업시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사업은 각각 서울 1호·2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주 기반이 넓어지면서 중장기 일감도 쌓였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공사 수주잔고는 10조2378억 원으로 처음 1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말에는 공사 진행 등에 따라 9조9937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로 6조 원을 제시한 가운데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기조를 유지하며 민간 도시정비사업과 공공 주택사업을 양축으로 수주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서울 1호·2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신설1구역 공공재개발 등을 통해 축적한 사업 수행 경험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부천 원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비롯한 공공 주택사업 수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