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용산공원①]특별법 훼손·효과도 의문…용산공원 아파트, 왜 무리수인가
입력 2026-08-25 10:17:32 | 수정 2026-08-25 10:32:05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지자체 상의 없이 독단 추진…국토부 장관 발언에 서울시 관련 부서도 '당황'
'국민에게 땅 돌려주자'던 특별법 취지 훼손…26일 국회 본회의 처리 강행 논란
용산 임대주택 매매시장 영향 한계…오염 정화 시간·비용 감춘 속도전 '의문'
'국민에게 땅 돌려주자'던 특별법 취지 훼손…26일 국회 본회의 처리 강행 논란
용산 임대주택 매매시장 영향 한계…오염 정화 시간·비용 감춘 속도전 '의문'
정부가 지난 8·13대책을 통해 주택공급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 용산공원을 꺼내 들었다. 정부는 용산공원에 최대 2만 가구를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서울시는 물론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연 정부의 장담대로 용산공원에 신속한 주택공급이 가능할까. 미디어펜은 △정부의 일방적 추진 절차와 특별법 취지 훼손 논란 △수십 년간 미군기지로 사용되며 쌓인 토양오염 실태와 정화에 소요될 시간·비용 문제 △현장 취재로 확인한 시민들의 반응 등을 짚어보며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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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설에 나서면서 논란과 우려가 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정부, 서울시 패싱하고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설 독단 추진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주택공급을 위해 서울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계획이 서울 내 거대 녹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말로 부동산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보여주기 식 계획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미디어펜 취재 결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설 계획에 대해 사전에 언질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공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 중인 서울 용산기지 부지에 조성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주택공급 대책 발표 다음날 추가 주택공급 후보지로 용산공원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300만㎡ 넓이의 용산공원 중 용산어린이정원 30만㎡ 부지에 최대 2만 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속한 대량의 공급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하겠다는 목적이다.
용산공원 조성 사업은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가 아닌 정부가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용산공원 특별법)에 따라 국토부 장관이 정비구역 지정 및 종합기본계획 수립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국토부가 개발 주체라고는 하나 용산공원 관련 현안 및 주변 지역 지구단위계획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의 협의·조율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국토부를 상대하면서 용산공원 조성에 매달리던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산하 관련부서는 용산공원 내 아파트 공급이라는 김윤덕 장관의 갑작스런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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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0일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마치고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특별법 취지 훼손, 원칙과 사회적 합의 무시한 시도
서울시는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에 대해 '절대 반대'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인 만큼 서울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김윤덕 장관을 만나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법을 개정하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별법 제4조 제2항에 따르면 국가가 본체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하거나 매각할 수 없다.
정부는 용산공원 일부에만 주택을 짓기에 공원으로 기능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자세에 대해 특별법을 조성한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980년대부터 용산기지 부지를 놓고 공원이냐 개발이냐로 갑론을박이 오갔다. 특별법은 오랫동안 지속된 사회적 갈등에 종지부를 찍기 위함이다.
때문에 현재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은 용산공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시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 관계자는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놓고 많은 논란과 갈등 끝에 특별법이 만들어졌다"며 "이는 역사적, 생태적 가치를 살려서 국민에게 땅을 돌려주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부지 활용은 이같은 사회적 합의에 대한 존중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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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어린이정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잔디밭을 걷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용산공원 임대주택으로 집값 잡을 수 있나?
설령 특별법 취지를 양보하더라도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서 달아오른 서울 주택시장을 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 본질적인 의문으로 남는다.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용산공원 주택공급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다. 우선 분양이 아닌 임대주택이라는 형태가 걸림돌이다. 정부는 서울에 빈 땅이 없기에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임대주택 2만 가구를 지으면 전월세 시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임대주택은 회전이 되지 않는 물량이라 매매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분양을 하기도 어렵다. 강남3구와 함께 서울 최고 집값을 뽐내는 용산이라는 지역 특성상 분양가를 싸게 내놓으면 나중에 시세가 크게 올라 '로또 분양'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 같은 위치에 주택을 대량공급하더라도 서울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안정되기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오히려 좋은 입지에 위치한만큼 향후 인근 매매가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단순히 서울에 집 지을 땅이 없다는 이유로 용산공원을 검토하기 보다는 정체된 서울 정비사업과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는 의견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기존 주택지 용적률을 높이거나 3기 신도시 공급 밀도를 높이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물량을 늘리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용산공원 부지가 수십 년간 미군기지로 쓰이며 기름 유출 등으로 오염된 땅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화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비용은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속한 주택공급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다음 편에서는 용산공원의 토양오염 실태를 짚어본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