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들 "채무 2600억" 주장…임금·세금 미납·자산 유출 의혹도
채권단 중심에는 과거 1400억 법률보수 요구한 현지 변호사 존재
포스코이앤씨, 의혹 전면 반박 및 법적 대응에도 채권단은 여론전 확대
산업계, 브라질 진출 국내 기업에 부당한 대우 이어질까 우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포스코이앤씨가 브라질 자회사 파산을 둘러싼 채무 소송전에 휘말리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현지 채권자들이 브라질 법인의 임금·세금 미납과 자산 해외 유출, 고의 파산 등을 주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포스코이앤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과 함께 조목조목 해명해 나서며 진화하고 있지만, 한국과 브리질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에 대해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법률 리스크에 어떻게 노출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 브라질 CSP 일관 제철소./사진=포스코이앤씨

2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브라질에서 채무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2011년 세아라주 페셍제철소(CSP) 건설을 위해 설립한 브라질 현지 법인이 지난해 9월 세리아주 법원에 자진파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소송 규모는 6억5000만 헤알(1658억 원)이다. 

하지만 채권자로 구성된 포스코 국제채권자협회는 채무 규모가 10억 헤알(2604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가 브라질 법인의 근로자 임금과 협력업체 대금을 미지급한 것은 물론 세금까지 미납 후 자산을 해외로 빼돌린 뒤 고의로 파산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채권자협회는 사실상 변호사 1명…전체 부채 90%가 법률보수 청구"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브라질 언론사 폴라 지 상파울루(Folha de S.Paulo)는 채무 소송과 관련한 기사를 통해 포스코이앤씨의 입장을 게재했다. 1921년 창간한 폴라 지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다. 

기사에 따르면 채권자들은 브라질 법인의 채무가 수십억 헤알에 달한다고 주장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채권단인 포스코 국제채권자협회는 사실상 A변호사 1명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채권단이 실제로는 변호사 개인의 이익을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포스코그룹에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A변호사는 과거 포스코이앤씨 브라질 법인의 법률대리인으로 소송을 맡았던 인물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브라질 법인의 파산도 A변호사가 과도한 법률보수를 요구하면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A변호사가 요구한 보수는 브라질 법인 부채(6억3400만 헤알)의 약 90%에 달하는 5억5100만 헤알(1434억 원)이다. 즉 이번 소송은 A변호사가 막대한 법률보수를 받기 위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임금·세금 미납에 자산 해외 유출 의혹까지…포스코이앤씨 "사실과 정반대"

포스코이앤씨는 임금과 세금 미납, 자산 해외 유출 등 채권자들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브라질 법인은 2016년 CSP 1단계 건설공사 관련 의무를 모두 완료했고, 이후 2025년 파산 신청 전까지 사업 유지를 위해 노력하며 노동·세금 관련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포스코이앤씨는 "사실과 정반대"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포스코이앤씨는 브라질 법인에 총 9억6600만 헤알(2463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했다. 이는 채권자 주장과 달리 포스코이앤씨가 브라질 법인의 채무를 외면하거나 자산을 해외로 이전할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고의로 파산을 신청했거나 포스코이앤씨가 자금을 빼돌렸다는 주장 역시 사법관리인 보고서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8일자 사법관리인 보고서를 보면 브라질 법인의 파산이 불가피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이 명확히 담겼다. 또한 보고서에 나온 부채 구성 등을 보면 브라질 법인에서 해외로 자금이 이전되지 않았다. 

게다가 채권자들이 포스코이앤씨에 브라질 법인 채무에 대한 공동책임을 지우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민법 제49-A조와 제50조 제4항 및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현지 법인의 자산이 채무 변제에 부족하다거나 외국 법인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공동책임을 물을 수 없다. 

더불어 포스코이앤씨는 파산 절차는 사법관리인의 감독 아래 채권자들이 공평하게 변제받을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사법당국 이어 의회로 확산되는 현지 여론전…한국 기업, 법적 리스크 노출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브라질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폴라 지 상파울루에 "A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브라질 법원이 사실관계와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해 부당한 청구가 바로잡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채권자들은 현지 언론 등을 통해 포스코이앤씨가 브라질 법인을 고의로 파산시켰다고 주장하면서 브라질 검찰과 의회에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사안을 한국과 브라질 간 외교 문제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현지 법률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법인 청산과 채무, 세무, 노무 문제 등이 장기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현지인으로 구성된 채권자의 여론전으로 인해 브라질은 물론 국내에서까지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며 "포스코이앤씨로서는 브라질에서 사업을 착실하게 사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고 말했다. 이어 "만약 포스코이앤씨가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소송에서 부당하게 패한다면 앞으로 어떤 한국 기업이 브라질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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