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국무회의에서 ‘원점 재검토 지시’ 발표 뒤 ‘연내 신청 없다’ 재차 강조
李, 부처에 “시한 정하지 말고 농어민 목소리 충분히 듣고 지속 대화 당부”
CPTPP 가입 시, 15년간 제조업 생산증가…농림수산업에선 생산감소 불가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추진해 온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8일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한 보고와 토의가 있었다”며 “올해 11월 개최되는 CPTPP장관회의에서 한국의 CPTPP 가입이 논의되려면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관보에 공청회 개최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통상 질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CPTPP는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며 “하지만 통상 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이 대통령은 CPTPP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관련 부처에도 시한을 정해놓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대화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 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 원은 정부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면서 “국민주권정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방한 환영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2026.10.8./사진=연합뉴스

앞서 청와대는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CPTPP 가입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다시 연내 CPTPP 가입 신청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정부의 농지조사에 대해 농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농축수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CPTPP 가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가 발표한 ‘CPTPP 가입 경제적 영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CPTPP에 가입할 경우 향후 10년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8%포인트 증가하고 향후 15년간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최대 6조7000억 원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시장 개방에 따라 농림수산업에선 연평균 약 8500억 원가량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함께 나와 있다.

한편, 농업·축산·수산·임업 분야 75개 단체로 구성된 ‘CPTPP 가입 저지 농림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가 정부의 발표로 집회를 잠정 보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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