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본전쟁④]같은 AI인데 누구는 현금부자, 누구는 '이자 15%'…승자와 패자 엇갈린다
입력 2026-10-23 10:00:55 | 수정 2026-10-23 11:11:50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MS·구글·아마존·메타는 막대한 현금흐름으로 AI 투자 감당
코어위브는 부채 500억달러…일부 채권 수익률 15~16%까지 급등
고금리 장기화할수록 ‘AI 기술력’보다 ‘자본비용’이 경쟁력 좌우
코어위브는 부채 500억달러…일부 채권 수익률 15~16%까지 급등
고금리 장기화할수록 ‘AI 기술력’보다 ‘자본비용’이 경쟁력 좌우
[편집자주] AI 패권 경쟁의 다음 전장은 ‘돈’이다. GPU와 데이터센터, 전력망과 발전소까지 AI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현금부자 빅테크는 자체 자금으로 투자하지만 신생 AI 기업들은 회사채·사모대출·프로젝트금융을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오고 있다. 이제 GPU와 데이터센터, 미래 컴퓨팅 계약까지 금융자산으로 변하는 시대다. 하지만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누가 더 싸게, 더 오래 자본을 조달하느냐가 AI 산업의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은 [AI 자본전쟁] 5부작을 통해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자본시장의 구조와 월가의 돈 흐름, 위험과 기회,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추적한다.
AI투자 붐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AI 기업이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막대한 현금흐름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체 자금이나 낮은 금리의 회사채를 통해 AI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코어위브와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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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막대한 현금흐름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체 자금이나 낮은 금리의 회사채를 통해 AI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코어위브와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이미지 생성=미디어펜 AI룸 | ||
이들은 빠르게 GPU와 데이터센터를 늘려야 하지만 자체 현금흐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은행대출과 회사채, 사모신용 등 외부 자금에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 시대에는 이 차이가 결정적인 경쟁력 차이로 바뀐다.
같은 100억달러를 투자해도 연 5%에 돈을 빌리는 기업과 15%에 돈을 빌리는 기업의 부담은 완전히 다르다.
100억달러를 5%에 빌리면 연간 이자는 5억달러지만, 15%라면 15억달러다.
AI수요가 아무리 빠르게 늘어도 매년 10억달러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한다면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익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AI 자본전쟁에서는 GPU 성능이나 고객 수뿐 아니라 ‘누가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금부자 빅테크는 버틴다…AI CAPEX 부담 커져도 ‘체력’이 다르다
하이퍼스케일러들도 AI 투자비 부담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주요 AI 기업의 설비투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들 하이퍼스케일러의 합산 자본지출은 2027년 자유현금흐름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즉 빅테크라고 해서 AI 투자비가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돈을 빌려야만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느냐’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는 광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등 기존 사업에서 매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AI 투자수익률이 예상보다 늦게 올라오더라도 몇 년간 자체 현금흐름으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미래의 컴퓨팅 매출을 기대하고 먼저 대규모 자금을 빌려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한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높은 성장률을 얻을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데이터센터 완공이 늦어지고 고객 계약이 줄어들면 타격도 훨씬 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 AI 인프라 업체 엔스케일(Nscale)과 추진하던 일부 데이터센터 계약에서 빠진 사례는 이런 위험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자체의 AI 수요가 사라졌다기보다 전력공급과 인프라 일정이 늦어지면서 대형 고객이 계획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AI 인프라 업체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언제부터 실제 고객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느냐’다.
▲코어위브 채권 15~16%…시장은 이미 AI 기업을 등급별로 나누기 시작했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사례는 코어위브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메타, 앤트로픽 등에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동시에 막대한 부채도 쌓였다.
로이터와 LSEG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부채는 약 500억달러 수준이다. 최근 일부 채권 수익률은 15~16%까지 상승했고, 채무불이행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도 크게 뛰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코어위브가 보유한 대규모 장기계약보다 ‘그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빚을 계속 내야 하는가’를 더 민감하게 보기 시작했다.
이는 AI 투자 붐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초기에는 AI 관련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본이 몰렸다면 이제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현금흐름과 부채, 이자비용, 데이터센터 완공 가능성, 고객 집중도를 따지고 있다.
AI 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묶어 평가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코어위브와 같은 네오클라우드는 AI 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동시에 가장 취약한 고리로 평가받고 있다.
차입으로 GPU와 데이터센터를 먼저 확보하고 미래 매출로 빚을 갚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계속 늘더라도 돈을 빌리는 비용이 너무 높아지면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무너질 수 있다.
▲AI 경쟁의 다음 승부처는 ‘기술’ 아닌 ‘자본비용’
결국 고금리 시대 AI 산업의 승자와 패자는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엔비디아 GPU를 사용하고 같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판매하더라도 자본비용이 다르면 사업의 수익성은 완전히 달라진다.
현금흐름이 풍부한 하이퍼스케일러는 경기와 금리 변동을 버티면서 AI 인프라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높은 이자를 감수하며 차입을 늘린 기업은 데이터센터 가동 지연이나 고객 계약 축소 같은 작은 충격에도 자금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
앞으로 AI 투자 사이클을 볼 때 전체 CAPEX 숫자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누가 투자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가 자체 현금으로 AI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고금리 회사채와 사모대출에 의존하는 네오클라우드 업체가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같은 100억달러 투자라도 금융시장에 갖는 의미가 다르다.
AI 자본전쟁의 새로운 공식은 단순하다.
‘누가 더 좋은 AI를 만드나’에서 ‘누가 더 싸게 돈을 조달하고 더 오래 버티나’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AI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에서도 GPU 수와 데이터센터 규모 못지않게 현금흐름, 부채비율, 조달금리와 신용등급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