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먼길…2015년 이란 핵협정 비슷한 회담 도입 검토해야”
연합뉴스 인터뷰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협력도 필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31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이후 북미관계 전망과 관련해 “세계 각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단호하게 함께 행동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적극적인 미국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역사학자 그레고어 쇨겐과 함께 집필한 저서 ‘마지막 기회’(Letzte Chance) 발간을 기념해 연합뉴스가 이날 진행한 인터뷰에서 슈뢰더 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로의 교체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미대화에 대해 “공통 목표는 한반도에 군사적 갈등의 심화를 피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한반도 평화까지는 먼 길이 될 것이다. 유럽이 정치적으로 이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상대국과 인접국과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 유럽이 정치적으로 이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게 타당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에 유럽연합(EU)이나 독일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제8차 노동당대회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이어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일 밝혔다. 2021.1.7.평양 노동신문=뉴스1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쇨겐은 “2015년 이란을 위해 했던 것처럼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형태의 회담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궤도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의 다자협상을 거쳐 2015년 7월 타결된 바 있다.

한편, 슈뢰더 전 총리와 쇨겐은 지난 25일 발간한 ‘마지막 기회’에서 유럽군의 창설과 EU 체제의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유럽이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에서 벗어나 인근 지역 분쟁에 자체적으로 개입하고 해결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유럽인들은 앞으로 미국이 개입을 원치 않는 역내 문제를 해결할 여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유럽 방면으로 엄청난 이주 압박이 있는 북아프리카 등에서 원칙적으로는 외교적인, 불가피하다면 군사적인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우리가 반세기 넘게 알고, 소중히 여긴 서구는 이제 더는 없다. 30년 넘게 지났는데도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이제는 반작용밖에 나올 게 없다”면서 “아직 우리는 다시 행동을 재개할 기회가 있다. 우리는 그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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