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사태’ 때 사실상 질타와 지시 쏟아져…“모두가 비장한 자세”
“호주서 ‘핵심광물 도입’ 우즈벡과 ‘희소금속 공급망 협력’ 합의 성과”
“문대통령, 비행기 안 우즈벡 정상회담 준비…입술 터진 채 참모회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결과 핵심광물 확보를 통한 공급망 강화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코로나 일상회복의 준비 부족으로 국민께 또 고통을 드리게 된 것은 대통령께서도 사과를 드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 성과마저 폄훼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통해 “요소수의 교훈을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가 터졌을 당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비롯한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날인 11월 5일 첫 일성으로 “요소수는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몇일간 특별한 일정없이 요소수 문제를 포함한 여러 보고서를 검토하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지만 8일 참모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해외순방이 워낙 강행군이어서 대통령의 피로누적과 건강이 매우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이후 참모회의 때마다 요소수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질문과 지시는 수없이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박 수석은 “특히 안일환 당시 경제수석이 건강 문제로 지난 추석부터 사의를 표하고 있었지만 국정감사까지만 마무리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근무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국감 후 갑자기 터진 요소수 문제로 TF단장을 맡아서 강행군을 했다”면서 “한마디로 모두가 매일매일 비장하고 결연한 자세로 이 문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11월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그 문제를 보다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 문제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매우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서 지금은 문제가 거의 다 해소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수석은 당시 대통령이 갖고 있었던 아쉬움에 대해 “요소나 요소수가 평소에도 수급관리가 필요한 전략물자가 아니고 시장에 맡겨진 품목이라 하더라도 10월 11일 중국의 발표가 있은 후 며칠동안 보고와 관리체계가 왜 신속하게 작동하지 않았는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8일 휴식일에 갑자기 소집한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사실상 질책에 가까운 발언과 여러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 달 11일 중국 발표 이후 대응이 늦은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와 부처, 대사관 그리고 청와대 대응을 파악해 보십시오”라는 말로 시작해 “국내에서 임시 생산이 가능한지와 기존 생산하는 곳이 있다면 풀가동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시급하게 검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비록 물량이 적더라도 호주에서 군수송기로 실어오는 것처럼 발빠르게 대응하고 국내 대책과 국외 수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단기대책 외에도 장기계약 다각화, 국내 생산기반 확보 등 중장기 대책 마련도 발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총량면에서는 확보되었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0대 거점 주유소만 유통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유통 문제를 빠르게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등의 지시를 내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요소수 같은 문제들이 다수 발생할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필요하다면 국책연구소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검토하기 바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요소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어느 국가든 내가 직접 정상에게 통화를 하거나 서한을 보내겠습니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다. 이런 대통령의 이 말씀은 참모들을 더욱 결연한 자세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히 일부이겠지만 ‘이 와중에 해외를 가느냐? 외유 아니냐?’는 비난이 눈에 보이는 듯 선했지만 호주의 거듭된 요청과 정해진 국빈방문을 미룰 수는 없었다”면서 “공급망 확보와 다각화에 호주만큼 유리한 나라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우리의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1조원 규모의 방산 수출이라는 커다란 국익까지 곁들여 있는 호주방문이었으니 아무리 높이 평가한들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호주에서 ‘핵심광물 국내 도입’을 합의한 이후 국내에 돌아오자마자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희소금속 공급망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호주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잠시 쉴 틈도 없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정상회담 자료를 살펴보아야만 했다. 국내 도착 후 PCR 검사를 받은 대통령은 관저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관련 보고서를 새벽까지 읽으며 상황을 점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리고 몇시간이라도 휴식을 취하길 바랐지만 여지없이 티타임 참모회의가 소집됐다. 며칠 만에 뵙는 대통령의 입술은 붓고 터져 있었다”면서 “차마 뵙기조차 송구스러우나 코로나 방역 강화 조치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하면 대통령께 ‘얼마나 노고가 크셨습니까’라는 인사 한마디도 드릴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 수석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잘 몰랐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요소수의 교훈’이고, 앞으로 공급망의 가치사슬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일은 대통령과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