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부터 만찬까지 4시간 대화…“문화컨텐츠 교류로 젊은세대 마음의 거리 좁혀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국 외교수장으로서 베이징에 6년 6개월만에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북러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 및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북송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왕이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왕이(王毅, WANG Yi)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회담에 이어 만찬까지 4시간에 걸쳐 대화했다.

조 장관은 특히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난관이 있더라도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조 장관은 새로운 한중 협력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 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이를 위해 조 장관은 고위급을 포함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 

이에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양측은 지난 30여년의 경제협력이 서로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 경제협력을 지속 강화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우리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우호적인 투자환경 보장과 우리 기업 애로사항 해소에 대한 중측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5.14./사진=외교부

양 장관은 양 국민간 상호인식 개선과 우호정서 증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양측이 다양한 교류를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지방정부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인문교류 촉진위 등 양국 외교부 주도 각종 교류협력사업을 재개하는 데 공감했다. 

외교부는 조 장관이 문화컨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젊은세대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 장관은 북한이 통일을 부정하고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지으며, 위협적 언사와 각종 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아울러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의 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또 양 장관은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정세, 미중관계 등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외교부는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관해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