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연료비 부담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도입이 불가피한 지속가능항공유(SAF) 가격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항공사들은 ‘이중 비용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여객기./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시장에서 항공유 가격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제 S&P 글로벌 에너지는 제트연료 가격이 지난 2월 말 톤당 831달러 수준에서 이달 초 1500달러를 웃돌며 약 80%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SAF 가격도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앞서 SAF는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친환경 연료로 기존 항공유 대비 2~3배 높은 가격 구조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홍해, 호르무즈 항로의 안전 우려로 해상 운송 환경이 악화되면서 SAF 가격 상승 압력이 추가로 커졌다. 각 항로의 위험성으로 선박들이 우회하는 사례가 늘었고, 이에 따라 유조선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SAF를 포함한 정유 제품 전반의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SAF 가격은 2월27일 톤당 2294달러 수준에서 3월11일 2640달러로 약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상승 구조가 항공사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항공사들은 글로벌 유가 상승 기조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유류할증료를 최소 4만2000원에서 최대 30만3000원까지 인상했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MOPS)이 중동 리스크로 급등하면서 적용 구간이 한 달 만에 12단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항공사들의 부담을 완전히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을 통해 일부 비용은 승객에게 전가됐다”면서도 “항공권 가격 상승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가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SAF 도입 확대는 별도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기존 항공유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조치일 뿐, SAF 비용까지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1% 혼합 의무화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정유업계와 협업을 확대하며 단계적인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S-OIL과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달 9일 인천~구마모토 노선에서 SAF 상용 운항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높은 가격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운송비 상승까지 겹치며 별도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항공사들의 연료비 증가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일정 부분 대응은 가능하지만, SAF는 구조적으로 별개의 비용인 만큼 도입 비중이 확대될수록 항공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리스크로 촉발된 유가 상승과, 홍해 리스크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의 환경은 항공사들의 운임 정책과 노선 전략, 수익성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AF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지만, 최근과 같은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연료비 체계 자체가 한 단계 올라가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