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CJ제일제당이 미국 슈완스와 네덜란드 바타비아 등 해외 주요 자회사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완전 자회사 전환을 통해 해외사업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향후 기대 수익도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특별시 중구 CJ제일제당 본사./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슈완스)’ 잔여 지분 약 24.5% 추가 인수를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체결된 주주 간 약정을 개정해, 향후 비지배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포함시켰다. 다만 지분 인수 관련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슈완스 지분 7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2023년엔 지분율을 75.5%까지 끌어올렸다. 피자와 아시안 푸드 등 냉동식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슈완스는 현재 CJ제일제당 미국 식품사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슈완스가 완전 자회사로 전환되면 현지 제품 포트폴리오 개편 및 영업·물류 조정 등 사업 간 시너지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바타비아)’의 잔여 지분 24.2%를 모두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에 진출하고자 바타비아 지분 75.8%를 인수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바타비아 제품 생산 범위를 확대하는 등 바이오 사업 효율성 개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식품 매출의 꾸준한 성장이 유지되고 슈완스 기업 가치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주 간 약정 개정으로 잔여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100% 자회사가 되면 좀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그렇게 해서 해외사업을 더 원활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 자회사 지배력 강화는 향후 해외사업 확대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비지배주주의 영향력을 배제해, 사업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에 있어 불필요한 견제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24년 바타비아 소수 주주 측과 이사회 구성 권한 등을 두고 소송을 벌였던 전례가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분 추가 인수와 소송이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강도 높은 사업구조 재편을 예고한 만큼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적으로도 해외사업 성과를 온전히 본사로 집중시키는 수익 내재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슈완스 매출은 인수 이듬해인 2020년 2조8322억 원에서 지난해 말 4조9132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도 2267억 원으로, 미국 식품사업 확대에 따라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알짜 자회사’ 이익을 온전히 본사에 귀속시켜 현금 흐름 개선을 꾀한다는 시선이다.
특히 이번 지분 인수는 ‘미래혁신사무국’ 신설 이후 사업구조 재편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 대표이사 직속 컨트롤타워 역할의 ‘미래혁신사무국’을 신설하고, 수익·성장사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체질개선, 현금 흐름 강화, 조직문화 혁신 등을 예고한 바 있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가 현재 회사 상황을 ‘벼랑 끝 위기’로 진단하며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만큼, 본사 결정이 해외 현장까지 지연 없이 전달될 수 있는 ‘직할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분 100% 확보는 단순 지배력 강화를 넘어, 환경 변화에 따라 즉각적인 피벗(Pivot, 방향 전환)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슈완스의 성과는 온전히 내재화하고, 실적이 부진했던 바이오 부문에 대해선 전면적인 수술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