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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하이브리드차 비중 30% 돌파...부품사 캐즘에도 '이중 수요' 특수

2026-03-19 14:52 |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이른바 ‘캐즘(Chasm)’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산업 내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투자 부담과 수익성 저하 사이에서 전략 수정에 나선 반면 자동차부품업계는 오히려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하며 반사이익을 얻으면서다. 특히 내연기관과 전동화 수요가 동시에 유지되는 ‘이중 수요 구조’가 형성되면서 전환기의 수혜가 부품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 헝가리 신공장 전경./사진=현대모비스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8일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2월보다 20.8% 감소한 48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중 친환경차 중 전기차 수출은 1만 9971대로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내수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전기차 판매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되며 시장 확산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담,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주요 차종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판매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으며 판매량 역시 41만 대 수준으로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차종별로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연간 약 7만 대 가까이 판매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카니발 하이브리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주요 모델들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변화는 부품업계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전환이 지연되면서 엔진, 변속기 등 내연기관 기반 부품 수요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되는 동시에, 전동화 부품 역시 꾸준히 확대되며 수요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내연기관과 전기차 부품 수요가 동시에 유지되는 ‘이중 수요 구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 확대는 이러한 구조를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과 전동화 시스템을 모두 탑재하는 특성상 엔진과 배터리, 전력제어 등 다양한 부품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완성차부품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엔진, 배터리, 인버터, 열관리 시스템 등 ICE, EV 부품이 모두 필요하다”며 “부품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추가하는 만큼 한 대당 부품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 부품업체들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약 61조 원, 영업이익 3조3000억 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동화 부품과 A/S 사업이 동시에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위아 역시 엔진 등 내연기관 수요 유지와 하이브리드 확대 영향으로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으며, HL만도 또한 연간 매출 8조 원 안팎 규모를 유지하며 제동·조향 등 공통 부품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며 전기차 성장 둔화를 보완하는 ‘브릿지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최근 유럽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34.7%로 전기차(15.8%)의 두 배를 웃돌며 주류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미국 역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세제 종료 이후 6% 미만으로 하락한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시장 대응을 위해 하이브리드 생산을 확대할 경우 해외 법인과 공급망에 편입된 국내 부품업체들의 납품 물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국내외 완성차 생산 계획에 맞춰 부품 공급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한 대당 부품 수가 늘어나는 만큼 재고·공급 계획을 촘촘하게 관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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