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가성비 한 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공략하기 위한 급식업체 간 차별화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트렌디한 식문화에 대한 수요를 겨냥해 유명 맛집 메뉴, 문화 콘텐츠 협업 등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구내식당이 단순 식사 공간을 넘어 ‘미식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삼성웰스토리가 '전국 빵지순례' 프로모션을 통해 제공하는 지역 유명 빵집 상품들./사진=삼성웰스토리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급식업체들은 차별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종 산업 및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외부 식당을 찾지 않아도 구내식당에서 화제성 높은 메뉴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해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직장인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주요 급식업체들은 일제히 구내식당 내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전국 유명 베이커리를 구내식당에 유치하는 '빵지순례 시리즈'를 오는 6월까지 운영한다. 지역 대표 빵집에서 직접 생산한 시그니처 빵을 구내식당에서 제공해, 매장과 동일한 맛 제품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3월에는 군산 '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 세트, 서울 '태극당'의 '시본케익과 월병' 세트를 제공한다. 4월부터는 부산 '옵스' '학원전' 세트와 강릉 '만동제과'의 '마늘바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워홈은 국내 맛집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 인증 메뉴를 전국 구내식당에서 선보인다. 단체급식의 맛과 품질을 ‘미식’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모든 사업장에서 균일한 고품질 메뉴를 구현함으로써 시장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불꽃제육볶음’, ‘우연(牛軟)불고기’, ‘속깊은 된장찌개’ 등 메뉴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며, 일부 구내식당에서는 셰프가 직접 조리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IP 협업을 통해 출시한 특식 메뉴./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인 영화와 드라마 IP(지식재산권)를 급식 메뉴에 결합하며 미식 경험 확장에 나선다. 구내식당에서 맛과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계열사 IP와 협업한 차별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작년엔 ‘태풍상사’, ‘서초동’ 등 드라마 IP 활용한 특식 메뉴를, 지난 1월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을 앞두고 수라상 콘셉트 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푸디스트는 셀럽 및 식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구내식당 공간 차별화를 꾀했다. ‘스타가 직접 만드는 한정판 특식’을 테마로 한 '셀럽키친'에는 방송인 홍석천과 개그맨 허경환이 참여해 특식 메뉴를 선보이고 직접 배식하는 등 고객 소통을 강화했다. 삼양식품과 손잡은 ‘팝업키친’에서는 '불닭', '탱글' 제품을 활용한 특별 메뉴로 ‘불닭부리또 세트’, ‘떡갈비 탱글크림파스타’ 등을 선보였다. 푸디스트는 외식 브랜드, 연예인, 지역사회 등 협업의 경계를 허물어 급식의 외식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급식업체들의 미식 콘텐츠 역량이 단순 식수 확대를 넘어 향후 사업장 수주를 가를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단체급식 시장은 기존 계열사 물량 중심에서 공개 입찰로 재편되는 추세다. 특히 구내식당이 임직원 복지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가격과 안정성 외 경험적 요소도 주요 평가 요인이 됐다. 맛과 품질 면에서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콘텐츠 차별성이 수주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비 부담에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지만, 그렇다고 유행하는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먹거리 트렌드 변화 주기가 더 빨라진 만큼,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의 이런(트렌드에 대한)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 급식업체들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