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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 운송에서 풀필먼트로 전환…CJ대한통운도 합류

입력 2026-04-17 15:02:32 | 수정 2026-04-17 15:02:20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글로벌 물류 산업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 속 CJ대한통운이 단순 운송기업을 넘어 ‘기술 기반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항공·해상 운송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물류 모델에서 보관·분류·배송을 통합한 풀필먼트 중심 구조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 소비 패턴 변화가 맞물리면서 CJ대한통운의 역할 역시 단순 ‘운송’에서 ‘공급망 운영’으로 확장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단순 운송기업을 넘어 ‘기술 기반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CJ대한통운 사우디GDC에 도입한 멀티셔틀 시스템./사진=CJ대한통운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는 물류 산업 변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인프라 플랫폼 Shopify는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이 2025년 6조4200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7조89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이었던 물류 수요가 소비자 대상(B2C)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문 처리, 재고 관리, 배송, 반품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물류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빠르게 옮기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물류는 속도 아닌 운영…풀필먼트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구조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주요 물류기업들의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DHL, UPS, 페덱스 등은 기존 항공·해상 운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물류망을 유지하면서도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과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DHL은 유럽 주요 거점에 최근 로봇 기반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주문·반품까지 통합 관리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UPS는 루이빌 ‘월드포트’ 허브를 중심으로 초대형 자동화 분류 시스템과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페덱스 역시 북미·유럽에서 ‘페덱스 풀필먼트’를 통해 창고·재고·배송을 통합 제공하며 이커머스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사의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는 계약물류(CL) 비중을 확대하며 단순 운송기업에서 벗어나 통합 물류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CJ대한통운 역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사업 확대와 함께 구조 전환을 병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3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사업부문은 전체 사업부문 중 매출 비중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택배 중심 기업에서 벗어나 해외 물류와 공급망 운영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역시 눈에 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중국, 미국,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걸쳐 114개 종속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법인은 단순한 해외 지사가 아니라 창고·운송·국제물류주선·통관·투자 등 기능별로 분화된 형태를 보이며, 지역별 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운영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법인 기반 네트워크 운영’ 방식과 유사한 형태로 해외 사업이 보조 역할이 아닌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거점 확대·기술 인증 확보…CJ대한통운 ‘공급망 기업’ 전환 가속

최근에는 글로벌 물류 허브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글로벌 디스트리뷰션센터(GDC)를 구축하고 하루 약 2만 상자 규모의 물류 처리 능력을 확보했다. 

해당 거점은 중동 권역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인접 국가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운영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움직임이 아니라 북미·동남아·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거점 구축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CJ대한통운의 전략이 차별성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물류기업들이 이미 구축된 운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효율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기반 풀필먼트와 물류 거점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성장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맞춰 물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초 미국 화물 운송·물류 산업 전문 매체 '트랜스포트 토픽스(Transport Topics)'가 발표한 '2025년 톱 50 글로벌 화물·물류 기업에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기준 3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은 기존 사업인 물류 기술과 특수물류 역량 확보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시행하는 의약품(CEIV Pharma), 이차전지(CEIV Li-Batt) 항공운송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올해 2월 부로 만료된 CEIV Li-Batt 인증의 경우 재취득 절차를 통해 향후 2년간의 인증 유효기간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인증은 전기차 배터리 등 고위험 화물의 안전한 항공 운송을 위한 국제 기준으로 향후 배터리 산업 성장과 함께 물류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 측은 해당 인증 등을 기반으로 미국, 인도 등 전략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엔드투엔드 물류 솔루션을 지속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물류 산업 구조 전환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이 얼마나 빠르게 공급망 운영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기업 간 경쟁은 ‘누가 더 빠르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기업별 강점을 지닌 ‘선택과 집중’ 전략을 기반으로 풀필먼트와 자동화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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