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현대오토에버가 스마트팩토리와 IT서비스를 기반으로 차량 소프트웨어(SW)와 로보틱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류석문 대표 체제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 재편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매출 4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트팩토리와 시스템통합(SI), IT아웃소싱(ITO)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디지털 전환 기조에 따라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팩토리는 현대오토에버의 핵심 성장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비롯해 현대차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울산 공장, 기아 광명 공장 등 주요 생산거점에 관련 솔루션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설계 단계에서 물류와 생산 흐름을 가상 환경에서 검증하는 ‘코어넥트’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 공장 1곳당 수백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ERP 구축 사업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회계·생산·공급망 등을 통합 관리하는 ERP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며 차세대 ERP 사업 확대를 위해 사업 수행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 같은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독자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Mobilgene)’을 통해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리하고, OTA(무선 업데이트) 기반 기능 확장을 지원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이는 차량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체계의 핵심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전략과 맞물려 적용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최근에는 로보틱스와 데이터 기반 사업으로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생산·물류 로봇 운영 시스템과 공장 자동화 솔루션을 연계해 차량과 제조 현장을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차량과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역시 주요 사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류석문 대표 취임 이후 이러한 사업 재편은 조직 단위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SDV 대응 조직을 통합하고 개발·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는 한편, 성수동 사옥 이전을 통해 인력을 집결시키는 등 실행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개발자 출신 CEO 체제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오토에버의 구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SI·ITO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위에 차량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등 성장 사업이 결합되면서 중장기 성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사업 비중이 확대될 경우 수익성 개선 여지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삼성SDS, LG CNS, SK AX 등 주요 SI 기업들이 클라우드와 AI 기반 사업 확대, 대외 매출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은 경쟁 환경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그룹 내부 수요를 넘어 외부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 ‘그룹 기반 성장’ 넘어 ‘외연 확장’ 시험대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바탕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워온 대표적인 IT 서비스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대차·기아 등 주요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안정적인 매출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외부 시장 확대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향후 관건은 기존 사업 기반 위에 차량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다. SDV 전환과 제조 자동화 흐름이 맞물리는 가운데, 해당 사업이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경우 현대오토에버의 기업가치 역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는 스마트팩토리와 ERP 등 안정적인 사업 기반 위에 SDV와 로보틱스 확장을 더하며 성장 방향이 명확해졌다”며 “향후 수익성 개선과 대외 사업 확대가 가시화될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