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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홀려 왔지만 방이 없다?…에어비앤비 “규제 혁신 수반돼야”

입력 2026-04-28 17:14:30 | 수정 2026-04-28 17:14:26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에어비앤비가 K-콘텐츠를 결합한 국내 숙박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 서울 외 지역의 인프라 부족과 경직된 규제가 방한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K-컬처, 여행의 시작이 되다' 미디어 간담회에서 한국 관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28일 에어비앤비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K-컬처, 여행의 시작이 되다'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해외 여행자 4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K-컬처를 한국 방문의 동력으로 꼽았으며, 75%는 이를 한국 방문의 핵심 요인이라고 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K-팝에 동기부여된 여행자의 92%가 단순 공연 관람을 넘어 한국의 음식, 역사, 자연 등 폭넓은 로컬 문화 체험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샤론 챈 에어비앤비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한국 여행은 이제 단순 관광에서 몰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홈스테이 이용객의 65%가 지역 주민이 사는 동네에 머물기 위해 에어비앤비를 선택하고 있다. 숙박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한국의 삶에 다가가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는 최근 K-팝 팬덤의 체류 경험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에어비앤비가 성수동에서 공개한 K-팝 그룹 코르티스 팝업 숙소는 아티스트의 경험과 세계관을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구현한 대표적 사례다. 에어비앤비는 이 곳을 일주일 간 개방하면서 팬덤 경험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부를 숙소로 개방하거나 온지음 박성배 셰프와 연계한 한국 식사 체험 등 상징적 장소를 숙박과 연결하는 시도도 지속하고 있다. 숙박 플랫폼이 단순히 예약 중계를 넘어 K-콘텐츠와 생태계를 잇는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몰입형 숙소가 서울에만 국한하지 않도록 지역 생태계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에어비앤비가 제주시와 시작한 시니어 호스트 빈집 숙소화 프로젝트가 실제 사례로 꼽힌다. 에어비앤비가 앞장서 시니어의 빈집을 숙소로 재생하고,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지역 시니어들의 스토리를 게스트와 연결하고 있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플랫폼의 역할은 결국 숙소가 앵커가 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상징적인 장소를 숙소로 바꾸고 고유 문화를 체험 콘텐츠로 연결해 K-콘텐츠와 여행자가 깊게 만나는 접점을 꾸준히 넓히겠다"고 말했다. 

K-팝 그룹 코르티스와 협업한 에어비앤비 팝업 숙소. 코르티스 작업실을 팝업 숙소로 구현한 공간이다. /사진=김견희 기자



◆ 한국 재방문 가로막는 인프라 부족과 경직된 규제

한국을 찾는 관광객 10명 중 9명이 방한하는 이유로 K-컬처를 꼽고 있지만, 정작 정작 서울 외 지역의 인프라 부족과 경직된 규제는 이들의 재방문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어비앤비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한국 방문객의 66%는 여전히 여행 기간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 도시의 매력 부족보다 적절한 숙박 시설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응답자들은 적절한 숙박 옵션이 없을 경우 한국 여행 자체를 미루거나 재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방한 재방문 게스트 비율이 소폭 감소한 것 역시 숙박 옵션의 다양성 부족 때문인 것으로 에어비앤비는 분석했다.

서 매니저는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 중 재방문 의사를 밝힌 비율은 87%로 매우 높지만, 실제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규 방한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재방문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양질의 숙소 공급이 향후 지속 가능한 관광의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에어비앤비는 국내 숙박 공급 부족의 근본 원인으로 국내의 경직된 규제를 꼽았다. 서 매니저는 지방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로 △외국인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이용 제한 △까다로운 한옥 스테이 요건 △농어촌 빈집 소유주의 영업신고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역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외국인 내국인 숙박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주고 있지만, 대전 같은 일반 대도시나 지방 도심은 외국인 전용 규제가 엄격한 상황이다. 

이에 서 매니저는 "대전 등 일부 지역은 외국인 도시민박업 허가 시 내국인이 오히려 이용할 수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구옥을 개조해 스테이를 하려는 호스트들이 영업신고증 발급 단계부터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토로했다.

정부가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외치며 인바운드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로컬 콘텐츠의 핵심인 '공유 숙박'은 외국인 도시민박업 허가라는 규제 속에 갇혀 지방 관광 분산의 디딤돌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러한 규제 속에서도 에어비앤비는 숙소가 단순 머무는 공간에서 지역 생태계를 잇는 호스트 지원과 콘텐츠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서 매니저는 "에어비앤비는 한국 방문객이 자신이 사랑하는 문화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완성된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상징적인 공간과 고유 문화를 연결해 한국 관광의 외연을 넓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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