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앞세워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미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박민식 전 의원을 포함한 ‘3파전’ 양상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하 전 수석과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을 각각 외부 영입·내부 발탁 인재로 발표했다. 특히 하 전 수석 전략공천 예정인 부산 북갑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영남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던 지역인 만큼 수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 전 수석은 이날 부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국가 인공지능(AI) 전략 소임을 마치고 더 큰 실천을 위해 부산으로 간다”며 “설계자가 아닌 실천가로서 부산과 대한민국의 AI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AI 속도전에 돌입했다”며 “서울과 부산이 함께 뛰고 전통 산업과 AI가 결합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6.4.29./사진=연합뉴스
하 전 수석에 앞서 한 전 대표도 이미 부산 북갑 출마를 선언했으며 국민의힘도 박 전 의원을 전략공천할 예정이어서 부산 북갑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들의 날 선 공방전도 벌써부터 불이 붙기 시작했다. 공방의 시작은 한 전 대표의 하 전 수석 출마 비판이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서 “하 전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북갑에 출마하라고 해야 출마할 것이고 아니면 청와대에 남겠다’고 했는데, 출마하는 것을 보니 이 대통령이 결국 출마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압박했다.
한 전 대표는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며 “대통령 핑계를 대며 거짓말을 했어도 문제, 이 대통령이 불법 출마 지시를 했음에도 아닌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이어도 문제”라고 몰아세웠다.
하 전 수석도 곧장 맞받았다. 하 전 수석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제가 이 대통령을 설득했고 제 의견에 동의하시고 바로 흔쾌히 수락하셨다”며 “이 대통령 지시가 아니고 제가 설득한 것이니 선거 개입이 될 수 없다. 억지 논리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 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 참석해 있다. 2026.4.26./사진=연합뉴스
박 전 의원은 한 전 대표와 하 전 수석을 동시에 저격하고 나섰다. 박 전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서 하 전 수석을 향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 기회가 왔다고 국정까지 내팽개쳐버린 ‘국버린’”이라며 “대통령이 만류하는데도 한순간에 줄을 바꿔 서며 출세길을 택하는 가벼운 처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큰 기회가 생기면 지역을 징검다리로 삼고 떠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안 봐도 결말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대놓고 ‘2년 시한부’를 예고하며 들어왔다”며 “재보선 임기를 대선 출마를 위한 발사대로 삼겠다는 계산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북구 주민의 삶을 2년짜리 임시 계약직처럼 여기는 얄팍한 정치”라며 “주민의 애환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진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을 싸잡아 “정치적 고향을 수시로 바꾸고 가짜 토박이 행세를 하는 인물들에게 북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2년 뒤 떠날 ‘메뚜기 정치’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사람의 공방은 서로 결이 조금씩 다르다. 한 전 대표는 하 전 수석을 향해 ‘대통령 선거 개입’ 프레임을 씌우며 이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 반면 하 전 수석은 상대 후보 공세 대응보다는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정책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박 전 장관은 두 후보가 부산을 잠시 거쳐 갈 외부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진짜 북구 사람’을 앞세워 두 후보를 동시에 견제하면서 틈새를 파고드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부산 북갑이 신인과 기존 정치인의 대결 구도까지 겹치면서 이번 재보선 핵심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