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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안전장비 확대에도…현장선 ‘운영 공백’ 과제

입력 2026-05-10 09:16:50 | 수정 2026-05-10 09:16:34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정부가 건설현장 스마트 안전장비 활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보급 확대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장비 도입 자체보다 운영 체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CCTV와 웨어러블 장비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더라도 알람 확인과 작업 통제, 후속 조치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뒷받침돼야 실제 사고 예방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상시 모니터링 인력과 운영 체계 한계가 여전히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은 최근 ‘스마트 안전장비 활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장비 분류체계와 권장 성능기준, 도입단가, 지원사업 등을 정비했다. 기존 장비명 중심 안내에서 벗어나 종합 모니터링, 위험정보 수집, 근로자 직접보호 등 기능 중심으로 체계를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AI CCTV와 웨어러블 카메라, 스마트 위험경보 장비 등의 권장 성능 기준도 담겼다. AI CCTV는 위험구역 진입과 쓰러짐, 충돌 우려 등을 감지해 관리자에게 위험정보를 전달하고, 웨어러블 카메라는 고정형 CCTV로 확인하기 어려운 협소 공간이나 고소부 작업 상황을 실시간 전송하는 방식이다.

다만 스마트 장비가 위험을 감지하는 것과 현장에서 즉각 대응하는 것은 별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알람이 울리더라도 이를 확인할 관리자와 작업 중지 권한, 협력업체 전달 체계, 후속 조치 절차가 맞물리지 않으면 장비 활용이 사고 예방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비 보급 확대가 현장 안전관리 역량 강화와 함께 논의돼야 하는 이유다.

이 같은 지적은 중소규모 건설현장의 사고 흐름과도 맞물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286명으로 전년보다 10명 늘었다. 특히 5억 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에서는 사고사망자가 전년 대비 25명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도 공사 기간이 짧고 안전관리 수준이 열악한 5억 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의 사고 증가가 전체 증가폭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중소규모 현장의 장비 도입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개정 가이드라인에는 중소규모 건설현장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과 안전관리비 활용 절차 등이 포함됐다. 국토부·국토안전관리원 지원사업은 공사비 300억 원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지능형 CCTV 등 7종 장비를 현물로 무상 지원한 뒤 회수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지원사업은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스마트 에어백 조끼 등 지정품목 도입 보조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문제는 지원을 통해 장비가 들어간 이후다. 중소현장은 대형 현장보다 상시 모니터링 인력과 안전관리 조직을 충분히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장비 유지관리, 통신 상태 점검, 배터리 관리, 알람 대응 등도 현장 운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 안전장비가 위험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더라도 이를 실제 작업 통제와 개선 조치로 연결하는 운영 구조가 없다면 사고 예방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건설현장 사고 유형을 보더라도 현장 대응 체계의 중요성은 작지 않다.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중 떨어짐 사고는 249명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고, 부딪힘과 무너짐 사고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위험 상황을 사전에 포착하는 장비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감지 이후 조치가 늦어지면 위험을 줄이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안전장비 확대 자체는 필요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비 설치를 곧바로 안전관리 강화로 연결하기보다 현장별 대응 절차와 관리 인력 운용, 근로자 교육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중소현장은 장비 지원을 받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보급 이후 관리 체계까지 같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안전관리 관계자는 “스마트 안전장비 확대 자체는 필요한 흐름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장비를 설치하는 것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실제 사고를 줄이려면 장비 도입과 함께 알람 확인, 작업 중지, 후속 조치까지 이어지는 현장 대응 체계와 관리 인력 운영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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