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상의 발사체에 공격받아 폭발 화재가 난 한국선박 HMM 나무호과 관련해 현재 정부가 공격 주체 및 공격 수단 등을 식별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외 다른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는 외교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이번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정부는 여전히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일 기자들을 만난 이 고위당국자는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공격 주체를 특정할) 정확한 증거가 없고, (우리가 추후 대응 조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므로 정부가 국방부 기술분석팀을 현지에 파견해 관련 정황을 포함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공격 주체를 밝히는데) 조심스럽다고 평가를 하시는데, (정부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조사를 다 마칠 때 아마 함께 국민들께 설명할 기회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인 13일 국방부 기술분석팀을 두바이에 파견했다. 기술분석팀은 현장에서 앞으로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원인규명과 과학적 분석을 위해 정밀 조사를 벌이고, 각종 증거자료를 분석하며, 유관국 협력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해 정부합동대응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나무호 피격사건 직후 해수부 산하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해 8일부터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외교부는 10일 브리핑을 열어 “CCTV 확인 및 선장 면담 결과 5월 4일 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경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의 선미 좌현 평행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다”면서 “이 공격으로 선박에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으며, 특히 좌측 선미 외판이 폭 약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까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런 1차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공격 주체와 함께 공격 수단을 특정하는 일도 미궁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인 13일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나무호 공격 수단과 관련해 “드론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가 1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난 4일 발생한 한국선박 화재 사건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 때문이라는 정부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 조사단이 기록한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 사진을 공개했다. 2026.5.11./사진=외교부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4일 “나무호에 발생한 타격 지점이 수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분으로 비교적 선체의 하단에 공격이 이뤄진 점에서 드론 공격이 아닐 수 있다고 추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저희가 확보한 정보에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이런 표현은 아직 보지 못했다. 잔해에 대한 사진은 봤지만, 그것만 갖고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너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가 영상으로 찍혀있는 CCTV와 관련해 현재 선사측이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고위당국자는 “선사측에서 CCTV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를 대고 있고, 그래서 현재 정부와 이견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이 되리라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나무호 선박에 남아 있던 공격 비행체의 엔진 잔해가 수거된 바 있다. 정부는 이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정밀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잔해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위당국자는 “당초 두바이에 있던 잔해를 우리 총영사관이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으로 옮겨놨고, 가장 빠른 시일 내 한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위해 UAE와 협의 중이고, 민항기에 외교행낭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호 피격 사건 분석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지적에 대해선 “북한 미사일 분석도 하고 있는 정부지만, 이번 피격 사건은 또 다른, 경험해보지 않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여기에 아직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우리 선원들과 26척의 우리 선박들의 안전 문제까지 검토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무호에 대한 공격은 33번째였다. 우리가 공격받은 직후 중국선박이 34번째로 공격받았다. 또 태국 선박의 경우 인명피해도 있었다”면서 “우리가 다른 사례도 다 조사해서 파악하고 있고, 그들의 대응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고위당국자는 “(호르무즈에서 공격을 받은 다른 나라들 경우를 보면) 정확하게 특정하고, 그에 따라 인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좀 더) 정확하게 조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우리가 상대방측에 얘기할 수 있을 겻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