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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뽀작' 대명사 박보영에게 저 정도 독기가 있었나?

입력 2026-05-15 10:51:27 | 수정 2026-05-15 10:51:15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중에게 각인된 배우 박보영의 이미지는 명확했다.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맑은 눈망울, 그리고 보는 이의 무장해제를 유도하는 ‘무해한’ 미소다. 하지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 속 박보영을 마주한 관객들은 이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가 알던 그 박보영이 맞는지, 그리고 그에게 저 정도의 서늘한 독기가 숨겨져 있었는지 말이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1500억 원어치 금괴를 우연히 손에 넣은 ‘희주’(박보영 분)가 탐욕과 배신이 들끓는 아수라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박보영이 연기하는 희주는 시리즈 초반만 해도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의 유혹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빠르게 잠식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박보영은 자신의 외모가 가진 강점을 역이용한다.

디즈니+ '골드랜드'에서 귀여움의 대명사로 여겨지더 벅보영의 독한 연기가 불을 뿜고 있다./사진=디즈니+ 제공



김성훈 감독의 “욕망과 가장 멀리 있을 것 같은 이미지를 통해 욕망의 크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도는 적중했다. 박보영은 회를 거듭할수록 눈밑이 튄 듯한 피로감과 결핍, 그리고 금괴를 지키기 위해 타인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눈빛에 담아낸다. 특히 지난 13일 공개된 5~6회에서 보여준 박보영의 모습은 ‘파격’ 그 자체다. 거친 몸싸움과 총격 액션을 소화하며 흙먼지 뒤집힌 얼굴로 내뱉는 대사들은 그간의 ‘귀요미’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박보영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변신을 넘어 ‘증명’에 가깝다. 그는 최근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며 물오른 연기력을 입증한 바 있다. '골드랜드'에서의 열연은 그 상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실전 무대다.

극 중 희주가 생존을 위해 점점 위험한 선택을 이어가며 폭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배신감을 선사한다. 6회 엔딩에서 자신을 찾아온 도경에게 망설임 없이 총구는 겨누는 장면은,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가녀린 주인공이 아닌 판을 흔드는 주체로 성장했음을 선언하는 지점이다. 체중 감량까지 감행하며 캐릭터의 예민함을 살린 박보영의 노력은 화면 곳곳에 배어 나오는 서늘한 분위기로 치환됐다.

박보영의 변신은 그가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 받은 최우수연기상이 가진 의미를 여실히 보여준다./사진=디즈니+ 제공



방송계와 대중의 반응도 뜨겁다. “무해한 얼굴이 건네는 유해한 카타르시스”라는 평가처럼, 박보영의 기존 이미지는 오히려 반전의 극적인 배경이 되어 시청자들을 극 안으로 끌어당긴다. 시청자들 또한 “박보영 작품에서 처음 보는 눈빛이다”, “장르물을 이렇게 잘 말아줄지 몰랐다”며 그의 ‘흑화’에 열렬한 호응을 보내고 있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가진 연기의 한계가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안락한 왕좌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의 한복판으로 뛰어든 그의 선택은 영리했다.

탐욕에 눈뜬 인간의 본성을 압도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박보영의 '골드랜드'는 이제 후반부인 7~8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500억이라는 거대한 욕망 앞에서 과연 그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금빛 왕관을 쓸 수 있을지, 박보영이 그려낼 ‘독기 어린 피날레’에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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