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역사적인 도약기를 맞이한 가운데, 최근 불거진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와 파업 움직임이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오정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자유시장연구원장)는 19일 오전 10시 열린 미디어펜 긴급 좌담회(MP기업경제포럼)에서 ‘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 귀족노조에 발목 잡히나’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오 교수는 이 자리에서 "수많은 불확실성을 뚫고 기업가 정신으로 이뤄낸 반도체 호황의 결실을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듯 나눠 먹기 식으로 탕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정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자유시장연구원장)는 19일 오전 10시 열린 미디어펜 긴급 좌담회(MP기업경제포럼)에서 ‘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 귀족노조에 발목 잡히나’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역대급 반도체 호황,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파업에 흔들려"
오 교수는 먼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1983년 ‘도쿄 선언’ 이후 43년 동안 이어진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AI 시대의 거대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6년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4배에 달하는 753조 원 규모로 전망된다.
그러나 오 교수는 이러한 호황이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이라기보다는 반도체 착시 효과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자영업자의 고통과 잠재성장률 추락 등 '성장의 양극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늘어난 세수는 AI 인프라 확충과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의 실탄(재정적 완충지대)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삼성이 업계 최고 수준의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1인당 약 8억 원 내외로 추정되는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은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주주 배당보다 몇 배 많은 성과급 요구는 어불성설"
특히 오 교수는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 및 상한 철폐'가 상법의 원칙과 글로벌 투자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법 제462조에 따라 영업이익은 일차적으로 각종 위험을 부담한 주주에게 귀속돼야 하는 잔여청구권이다.
오 교수는 "지난해 주주 배당이 11조 원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노조가 주장하는 성과급 총액은 40조~50조 원 규모에 달한다"며 "이는 주주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는 결정될 수 없는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무리한 요구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국제적 분쟁을 야기해 결국 경쟁국만 이롭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 레이건·영국 대처의 결단에서 교훈 얻어야"
오 교수는 과거 미국과 영국의 역사적 사례를 들어 정부의 단호한 법치 확립과 노조의 입장 선회를 촉구했다.
1981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항공관제사 노조의 불법 파업에 직면했을 때 1만 1000여 명 전원을 해고하는 결단을 내려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 그리고 1984년 영국 대처 수상이 광산노조의 유혈 파업에 타협 없이 맞서 ‘영국병’을 치유했던 역사를 상기시켰다.
두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미국과 영국이 장기 성장 가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대만 TSMC의 독주와 일본 구마모토 공장 완공 등 경쟁국들이 사력을 다해 질주하고 있는 냉혹한 국제 현실을 짚었다. 한국이 전력 인프라 부족과 지역이기주의로 반도체 공장 건설에 10년 이상을 허비하는 사이, 글로벌 공급망은 급박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경고다.
오 교수는 "지금은 연구개발(R&D)과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 미래 세대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다시는 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때아닌 내부 분쟁으로 날려 보내서는 안 된다. 정부와 노조 모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말고 국가 미래를 위해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