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격화되는 삼성전자 노사갈등의 본질을 '자유주의 재산권'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진단하는 제언이 나왔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전 한국재정학회 회장)는 19일 오전 10시 미디어펜이 주최한 긴급 좌담회 ‘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 귀족노조에 발목 잡히나’ 주제의 MP기업경제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시장경제에서 소유권의 기준은 기여의 주장만이 아니라 실패를 감수할 책임에 있다”며 “기업의 이익을 공동소유하려면 손실도 공동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전 한국재정학회 회장)는 19일 오전 10시 미디어펜이 주최한 긴급 좌담회 ‘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 귀족노조에 발목 잡히나’ 주제의 MP기업경제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시장경제에서 소유권의 기준은 기여의 주장만이 아니라 실패를 감수할 책임에 있다”며 “기업의 이익을 공동소유하려면 손실도 공동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손실은 전적으로 거부하면서 이익의 분배만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은 자유주의 재산권 질서의 핵심인 ‘대칭성’을 무너뜨린다는 경고다.
◆ “재산권은 위험부담의 함수… 실패 책임지는 주주가 이익의 주인”
현 대표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초과수익의 본질을 명확히 규명했다. 그는 수익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노력’이나 ‘기여’에만 연동되는 보상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수익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수한 대가’라는 설명이다.
현 대표는 “누가 자본을 투자했고, 실패 가능성을 부담했으며, 손실 위험을 떠안았는가가 핵심”이라며 “재산권은 결국 위험부담의 함수이며, 그 위험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자가 잔여수익(residual income)의 정당한 소유자가 된다”고 주주자본주의의 논리를 폈다.
이에 반해 노동자는 사전에 약정된 계약에 따라 안정적인 임금과 복지를 보장받는다. 반면 주주는 배당이 전무할 수도 있고 주가 폭락이나 투자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극단적인 ‘잔여위험(residual risk)’을 홀로 짊어진다.
따라서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원칙적으로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한 자본 소유자의 정당한 재산권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 현 대표의 진단이다.
◆ 삼성 반도체 위기 대입해보니… 노조는 ‘고정계약 참여자’일 뿐
이 원리는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 상황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수백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선행 투자, 장기 연구개발(R&D), 글로벌 경기 변동 및 기술 실패의 거대한 위험 위에 서 있다.
실제로 HBM 진입 지연이나 파운드리 적자 등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주가 하락과 자본 손실의 형태로 주주에게 고스란히 귀속된다. 반면 노동자는 임금 체계와 고용보호 제도를 통해 이 위험으로부터 상당 부분 보호받는다.
현 대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성과는 오롯이 노동자들의 기여”라는 노조 주장의 치명적인 한계를 짚었다. 자유주의 경제학에서는 기여의 주장만으로 재산권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이 적자를 내고 투자에 실패해도 노동자가 동일한 수준의 손실을 연동하여 부담하지 않는다면, 노동은 본질적으로 ‘고정계약 참여자(contract claimant)’이지 기업 이익을 청구할 수 있는 ‘잔여청구권자(residual claimant)’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실패 위험은 공유하지 않으면서 초과수익에 대한 소유권만 자동으로 요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갈등의 핵심이 된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석을 내놓았다. 성과급은 기업이 경영 효율성과 동기부여를 위해 ‘자율적으로 설정한 계약 메커니즘’일 뿐, 법적·경제학적으로 잔여이익 자체를 공동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 대표는 만약 성과급 제도가 기업 이익의 공동소유를 뜻한다면, 손실 발생 시 노동자 역시 대칭적으로 책임을 져야 마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노조는 이익의 공유는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손실의 공유는 철저히 거부하고 있다.
현 대표는 자유주의 경제학이 바로 이 ‘책임의 비대칭성’을 가장 심각한 시장 왜곡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정부 긴급조정권 개입 경계… “당사자 간 자율 계약 존중해야”
한편, 현 대표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나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은 기업과 노조 모두를 ‘자발적 계약의 주체’로 보기 때문에 노조의 단체행동권 자체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만약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를 이유로 개입해 인위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시작하면, 결국 재산권 질서가 정치권력에 종속되는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고 경고했다.
시장경제의 본질은 정부가 정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가 철저히 자신들의 책임과 위험 하에 자율적으로 협상하고 타협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현 대표는 삼성전자 노사갈등의 본질을 “누가 기업의 잔여수익에 대한 정당한 재산권을 가지는가”에 대한 시장경제 원칙의 문제로 요약했다. 자유주의 경제학의 답은 명확하다. 잔여수익은 오직 잔여위험을 기꺼이 부담한 자에게만 귀속된다는 점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유주의 재산권 질서는 책임과 보상의 철저한 대칭성 위에 서 있다”고 강조하며, 노조의 권리는 계약의 자유 안에서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기업 소유권의 공동화나 주주의 재산권 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결국 삼성 반도체가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 ‘이익을 공유하려면 손실도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시장경제의 엄격한 대칭성 원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