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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값 동결’ 한숨 돌렸지만…흰우유 ‘재고부담’ 골치

입력 2026-05-20 16:25:07 | 수정 2026-05-20 16:25:00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유업계가 계속되는 흰우유 재고 부담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원유(原乳) 가격이 3년 연속 동결되며 한숨 돌렸지만, 잉여 원유를 분유로 만드는 물량이 늘어나며 수익성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우유./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20일 한국유가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분유 재고량은 1만13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했다. 국내 분유 재고량은 작년 2월 1만톤을 넘어선 이후 지난 12월을 제외하면 줄곧 1만톤을 웃돌고 있다.

분유 재고량 증가는 유업계의 원유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우리나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21년 26.6㎏에서 2025년 22.9㎏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원유 생산 구조는 여전히 음용유(흰우유) 중심 체계를 유지 중이다. 잉여 원유량은 연간 약 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유업체는 쿼터제에 따라 일정량의 원유를 의무적으로 수급하고 있다. 원유의 신선도 유지 기한이 짧은 만큼 남는 물량을 분유로 만들 수밖에 없다. 

유업계 관계자는 "사실 재고가 남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선 원유를 소비되는 물량 만큼 받아 판매하는 게 맞지만, 재고를 계속 가지고 있다 보니 손익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흰우유용 물량을 줄이고 가공유용 물량을 늘리기 위해 협상해야 하는데, 현재까진 비중 변화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유 생산비가 전년 대비 0.4% 감소하면서, 올해 원유 가격은 동결됐다.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리터(ℓ)당 1084원,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리터당 882원으로 유지된다. 유업체들은 비용 부담 우려를 한결 덜었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하면 무게가 약 90%까지 줄어든다. 음용유용 원유 원가만 따져도 탈지분유 1㎏에 1만840원이 넘는 셈이다. 실제 국산 탈지분유의 시중 가격은 1㎏당 1만3000~1만4000원대로, 수입산 대비 2~3배 이상 비싸다. 가격 경쟁력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남는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해도 재고 처리에 애를 먹는 것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유업계에서는 올해 음용유·가공유 비중 조정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국내 원유 커터 중 음용유 비중은 88.5%에 달하는 반면, 가공유는 5% 수준에 불과하다. 유업계는 손해를 감수하고 탈지분유로 만드는 물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공유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낙농가에선 음용유 비중이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비중 조절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협상에선 음용유 비중이 0.1%, 무게로는 0.9톤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흰우유가 여전히 매출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적자 사업으로 다른 사업에서 벌어서 메꾸는 구조"라며 "기업 차원에서 흰우유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아이스크림·발효유·단백질 등 제품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본질적으론 쿼터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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