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노사 임금협상 극적 타결로 파업 리스크를 덜어낸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장에 기반한 반도체 롱사이클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7700선을 터치하는 폭발적인 랠리를 펼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투톱의 압도적인 실적 성장을 근거로 하반기 코스피 상단이 9000선 이상으로 열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 국내 반도체 투톱의 압도적인 실적 성장을 근거로 하반기 코스피 상단이 9000선 이상으로 열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9.14포인트(6.23%) 폭등한 7658.09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개장 이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장중 한때 7710.62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홀로 1조806억원을 대거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 올리는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6146억원, 426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강력한 불기둥을 뿜어내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대비 5.98% 급등한 29만2500원에 거래되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8.25%)와 SK스퀘어(8.26%) 등 관련주 역시 가파른 시세를 분출 중이다. 아울러 삼성생명(12.18%), 삼성전기(10.46%), 현대차(7.60%), 두산에너빌리티(6.81%), HD현대중공업(5.66%) 등 시총 상위권 전 종목이 들썩이고 있다.
이 같은 급등세의 핵심 동력은 단연 삼성전자의 파업 리스크 소멸이다. 전날 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예정 시점을 불과 1시간30분여 앞두고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
당초 증권가와 경제계에서는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직간접 피해와 함께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주가 하락에 밤잠을 설치던 개인 투자자들 역시 온라인 종목 토론방 등을 통해 "회사의 미래 경쟁력이 흔들린다"며 강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극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일제히 안도감으로 돌아서며 억눌렸던 투자 심리가 강력하게 분출되고 있다.
여기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불을 지핀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 기대감이 국내 시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붙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도체 호황이 과거와 같은 일시적 공급 부족 현상이 아니라, 인공지능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롱사이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투톱의 목표주가 눈높이도 쉴 새 없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과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기존 190만원에서 380만원으로 2배 상향 조정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이 40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메모리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상승 구간에서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률이 북미 경쟁사를 상회하고 있어 더 이상 할인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실적 개선 폭에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57만원으로 상향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범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7조원, 573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투톱을 필두로 한 이익 모멘텀 개선이 코스피 전반의 훈풍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주식시장이 인공지능 자본지출이 만드는 물리적 인프라 수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코스피 9900선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