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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덮친 ‘유가·환율·리스비’ 삼중고...통합 LCC 출범에도 기대 '제한적' 전망

입력 2026-05-22 16:06:40 | 수정 2026-05-22 17:43:04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최근 항공업계가 유가·환율·리스비 부담 확대에 직면하며 수익성 악화 국면을 맞았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생존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후 내년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 출범에도 경쟁 완화와 노선 운임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분기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에어서울을 묶는 통합 LCC 체제가 출범할 예정이다. 항공권 가격은 개별 항공사의 공급 확대 여부와 함께 경기 흐름과 국제유가, 환율 등 거시 변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여서 경쟁이 심한 LCC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3일 각각 정기이사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을 승인했으며, 오는 12월17일 ‘통합 대한항공’ 체제로 재편된다. 이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국내 LCC 시장 역시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 기단 확대와 노선 효율화, 대한항공의 운영 지원 등을 바탕으로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일정 수준 운임 재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공급 좌석 조정과 중복 노선 정리가 이뤄질 경우 출혈 경쟁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합 LCC 출범 자체가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항공 운임은 특정 사업자의 공급 규모 변화보다 경기 상황과 국제유가, 환율, 여행 수요 등 외부 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통합 LCC 출범에도 운임 변수는 ‘유가·환율’

업계 내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자회사들의 기업결합이 완료됐다고 해서 전체 항공 운임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항공권 가격은 결국 경기 흐름과 국제유가, 항공 수요 등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에어가 통합 LCC로 출범하더라도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에는 여전히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다수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다”며 “특정 항공사의 통합만으로 시장 가격이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의 효과보다 오히려 저비용항공사 전반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CC들은 구조적으로 환율과 유가에 취약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엔진 및 부품 비용 대부분이 달러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즉각 확대되는 구조다. 여기에 유류비 부담까지 동시에 증가하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내 원유생산시설 파괴를 이유로 내년까지 환율 및 유가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원유의 생산 및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로 원유 생산 및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시설이 직접 타격을 받은 경우, 단순히 전쟁이 끝난다고 바로 공급이 회복되지 않는다”며 “시추·정제·수송 인프라 복구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해 최소 수개월~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최근 들어 리스비와 정비비, 엔진 부품비 등 운영 비용 증가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들이 리스 중심 기단 구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 시 비용 증가 폭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는 리스 비중이 높은 데다 운영비 상당 부분이 달러 기반으로 지출된다”며 “환율이 오르면 리스비뿐 아니라 정비비와 엔진 부품비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진다”고 말했다.

◆신기재 확대에도 비용 부담 지속…LCC 수익성 시험대

최근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신기재 도입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비용 구조 부담과 무관치 않다.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를 통해 유류비를 절감하고 정비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실제 LCC 업계는 항공기 기단 현대화를 통해 구조적인 비용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신기재 도입 효과 역시 항공기 도입 방식에 따라 체감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사별로 구매기와 리스기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 변화에 대한 비용 반영 구조에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2013년 보잉사와 체결한 B737-8 항공기 50대 구매 계약을 기반으로 구매기 도입을 병행하고 있다. 구매 방식의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은 크지만 금융 구조 설계와 환헤지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일부 고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비용 안정성이 높다. 실제 제주항공은 해당 기재 도입 이후 연료 효율 개선 효과가 반영되며 지난해 유류비가 전년 대비 약 16%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리스 중심의 기단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운용리스는 초기 투자 부담이 낮고 기재 운용의 유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항공기 리스료가 전부 달러 기반으로 책정되는 만큼 환율 상승 시 비용 증가가 장기간 누적되는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내 한 관계자는 “리스 중심 구조의 경우 환율 상승이 곧바로 리스비 증가로 이어지고, 정비비와 엔진 부품비 등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며 “이에 따라 환율 변동 영향이 장기간 누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LCC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항공 수요 자체는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유지하며 일정 수준의 여행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수익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매출보다 비용 측면에서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가와 환율, 리스료 등 고정비 성격의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영업이익 방어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가격 경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임 인상에도 제약이 따르면서,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요 회복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환경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LCC 전반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재무 구조에 따른 기업별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 시장은 단순히 누가 더 저렴한 가격을 내놓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비용 구조를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당분간은 공격적인 확장보다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중심의 보수적 경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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