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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복합 노사 리스크 직면…임단협 충돌에 '원청 책임' 변수까지

입력 2026-05-24 09:46:31 | 수정 2026-05-24 09:50:50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과급과 인력 충원, 인공지능(AI)·로봇 도입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갈등의 파고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원청 사용자성' 판단이라는 대형 사법 변수까지 겹치면서 향후 노사 관계 지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급, 정규직 채용, 생산 공정 자동화 등 주요 의제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 초입부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완성차 업계까지 노사 긴장이 확산되면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



◆ 성과급·채용·로봇 도입 놓고 정면충돌

이번 임단협의 핵심은 성과급과 고용 구조를 둘러싼 시각 차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인력을 정규직으로 충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외 시선을 고려해 성과급 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비용 부담과 수익성 방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사진=AI 생성



실제로 완성차 업계는 최근 수익성 둔화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관세 부담이 반영되며 현대차는 지난해 4조1100억 원 수준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했고,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1.7% 줄어든 10조3648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성과급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 운영을 둘러싼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계약직·촉탁직 확대를 문제 삼으며 정규직 중심의 고용 구조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정년퇴직 등으로 줄어든 인력을 즉각 정규직으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생산 유연성과 비용 구조를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비정규직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AI와 자동화 도입 역시 충돌 지점이다. 노조는 공정 혁신 과정에서 고용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협의 절차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생산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포함한 자동화 설비 투입을 확대하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반발 수위가 높아진 상황이다. 사측은 생산성과 품질 개선을 위한 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 고용 안정 장치 마련과 생산 유연성 확보를 둔 양측의 평행선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 노란봉투법 첫 시험대 선 현대차…산업계 촉각

임단협 내부 갈등과 별개로 외부의 사법적 판단도 중대한 변수로 부상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가리는 심판회의를 오는 6월 1일 개최한다. 당초 이달 20일로 예정됐던 판단이 한 차례 연기됐다.

쟁점은 현대차가 협력업체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지 여부다.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하청 노동자와의 직접 교섭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존 노사 관계의 틀을 바꿀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결정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첫 대형 심리 사례인 만큼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완성차뿐 아니라 조선·철강·물류 등 하청 구조를 가진 제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임단협 갈등과 제도 변수의 결합이 장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 이슈에 사법적 판단까지 맞물리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노사 모두 구조 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파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및 반도체 특수성에 기반한 고액 보상 기준이 제조업 전반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될 경우, 각 산업의 수익성이나 생산성 체력을 고려하지 못한 채 기대감만 높여 기업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순한 임금 인상 경쟁을 넘어 생산성 혁신과 상생 생태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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