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제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유류비 부담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신차와 중고차는 물론 장기렌터카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차량 5부제 동참 등 친환경 정책도 전기차 수요 확대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장기렌트 계약이 급증하는 등 신차·중고차를 넘어 자동차 시장 전반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고유가에 전기차로 수요 이동…내연기관 부진
고유가 장기화로 초기 구매 비용보다 유지비를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전기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4월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8만2459대로 고유가 본격화 이전인 지난 1~2월(4만1498대) 대비 98.7% 급증했다. 단기간에 수요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고유가 국면 이후 전기차로의 수요 이동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1~2월 휘발유 신차 등록은 11만2135대에서 3~4월 11만5548대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고, 경유는 9490대에서 9609대로 1.3% 늘며 사실상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가 같은 기간 98.7% 급증한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흐름이다.
전체 신차 등록 대수가 1~2월 25만1094대에서 3~4월 31만9202대로 27.1%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차량은 시장 성장 속도를 크게 밑돌며 상대적인 수요 위축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중고차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1~2월 전기차 중고 거래는 9634대에서 3~4월 1만3557대로 40.7% 증가했다. 반면 휘발유는 17만5338대에서 19만1551대로 9.2%, 경유는 7만2156대에서 7만6271대로 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내연기관차 수요는 점진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가 비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주류로 자리 잡는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장기렌트·법인 수요 확대…시장 구조 변화
장기 렌터카 시장 역시 고유가 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개인과 유류비 절감이 필요한 법인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지난 3~4월 체결된 법인 대상 전기차 장기 계약은 고유가 이전인 지난 1~2월 대비 1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 대상 전기차 장기 계약은 187% 증가했다.
SK렌터카의 지난 4월 법인과 개인이 체결한 전기차 장기 계약은 3월 대비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 전기차 계약은 50%, 개인 전기차 계약은 36% 늘어났다.
이에 따라 4월 법인과 개인이 SK렌터카와 체결한 전체 장기 렌터카 계약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6.4%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상승했고, 법인 장기 렌터카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로 한 달 새 4.9%포인트가 올랐다.
다수의 기업이 차량 5부제 등 친환경 정책에 동참하며 법인 차량 운영 전략을 전기차 중심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있어 렌트·중고·신차 시장이 함께 반응하는 전기차 전방위 확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유지비 경쟁력이 부각되는 전기차 수요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흐름은 단기 반등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