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수주 확대에 대응하고, K-방산의 강점인 빠른 납기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과거 기술력이 수주의 핵심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생산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 강화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산업체들dl 글로벌 수주 확대에 대응하고, 빠른 납기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KF-21 모습./사진=KAI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대전·보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9000억 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보은 사업장에는 총 7102억 원, 대전사업장은 총 1093억 원, 창원1 사업장은 771억 원 등이다.
이번 투자는 생산능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엔진 제조공장 증설과 유도무기 등 무기체계를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이 핵심이다.
현대로템도 올해부터 3년간 6120억 원을 설비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디펜스솔루션 부문(방산)에 2778억 원이 배정돼 전체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로템은 생산라인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품질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6699억 원을 투자해 KF-21의 양산과 수출 물량 증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항공기 종합동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생산시설 확충과 효율 개선이 동시에 진행된다.
LIG D&A 역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올해 9월까지 유도무기 체계 생산기지 구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총 1126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유도무기 개발은 물론 생산역량 확대와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늘어나는 국내외 유도무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평가된다.
또 구미에도 2029년까지 4236억 원을 투자해 추가 생산시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향후 수주 증가에 따른 생산시설 부족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다.
방산업계의 이 같은 투자 확대 움직임은 그동안 확보해 놓은 일감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3년 이상의 일감이 쌓여 있으며, 본격화되는 납품 일정에 맞춰 생산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K-방산의 경쟁력은 가격이나 성능도 있지만 경쟁국 대비 빠른 납기도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납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는 필수로 자리 잡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보다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면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주 지속 기대감에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
향후 국내 방산업체들의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면서 추가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장기적으로도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 자주포 사업, 미국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서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중동과 유럽 시장에서도 꾸준히 천무와 K9 자주포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루마니아와 중동에서 관심을 받고 있으며, KAI의 KF-21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동에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IG D&A 역시 최근 중동 전장에서 높은 명중률로 활약하며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관심이 신규 수주 성과로 이어질 경우 국내 방산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설비 투자 계획을 넘어 추가 증설과 공급망 강화 등 중장기 투자 확대 필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치 일감이 있는 상황에서 신규로 일감을 확보한다면 추가 생산능력 확대도 충분히 고려할 사안”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