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6·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부산 기장시장에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바로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었다. 부산 지역은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정명시 기장군수 후보, 정동만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 등과 함께 20여 분간 빗속에서 기장시장을 누비며 부산 시민들과 소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영해 맞이했다. 특히 인파 사이로 교복차림의 10대 중학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공책에 꾹꾹 눌러 쓴 '박근혜 3행시' 높이 들어 올리며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좋아하는 분"이라며 "이번에 꼭 뵙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북갑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5.27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시장 상인들과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 방문 부산 방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였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도 ‘바다의 날’ 행사 참석차 부산을 찾으면서 지역 민심은 사실상 여야 진영 대결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었다.
대구에 이어 부산에서도 '박근혜' 이름 석자가 주는 존재감은 남달랐다.
생선을 파는 60대 상인(남성)은 "박근혜가 괜히 박근혜가. 대한민국 가난뱅이서 부자 만들어준 박정희 딸 아니가"라고 반겼다. 그는 "오늘 비가 와서 장사가 잘 안되는 날인데, 박 전 대통령 오시니 장사가 넘 잘됐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서는 "뭐하러 왔노"라며 "100날 와봤자 부산은 안된다"라고 역정을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북갑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5.27./사진=박형준 선거캠프 제공
옆에서 지켜보던 또다른 60대 상인(남성)은 "아니 이재명이는 자기 눈에 낫다고 스타벅스 커피도 못마시게 하고, 이건 무슨 군사정권 때보다도 더 심하다"며 "청와대나 지키고 있을기지 뭐하러 부산을 왔노. 보니까 자기들 마음대로다. 안된다. 가만 못 둔다"라고 가세했다.
박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두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50대(여성)은 "보면 모르나,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 아니가. 부산 왔으니 다 끝난기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싫어하는 사람 없다. 다 좋아한다, 사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연신 휴대폰을 쳐다보기도했다.
반면 버스 정거장 앞에서 만난 40대 부부는 "박 전 대통령이 한번 다녀간다고 부산 민심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국민의힘이 못해도 너무 못한다. 잘하는 게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들은 "그래도 한쪽으로 너무 몰리는 건 안된다"고 말했다.
교복차림의 10대 중학생이 27일 부산 기장시장에서 '박근혜 3행시'가 적힌 공책을 들고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희연 기자
최대 격전지인 부산시장 선거 판세와 북구갑 선거 판세에 대해서도 물었다.
70대 택시기사(남)는 "박형준이 쫌 잘해라. 부산에 일자리도 만들고"라며 "까(르띠에 시계 뇌물 의혹) 뭐시기 가(전재수 후보)한테도 밀리잖아"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어쩌겠노, 파란색 말고 빨간색 찍긴 찍어줘야지"라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3파전(민주당 하정우·국힘 박민식·무소속 한동훈)으로 치러지고 있는 부산 북구갑 지역 선거를 두고는 "거기는 전라도 사람들이 많아서 쉽지 않을기다"며 "조직표 싸움인기라. 민주당 조직표가 있으니 힘들긴 할 건데, 모른다. 까봐야 안다"라고 말했다.
27일 부산 기장시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사진=미디어펜 이희연
또다른 택시기사 60대 남성은 "이재명이고 박근혜고, 뭐하러 돌아다니노. 청와대나 지키고, 집에나 가만히 있지"라며 "그놈이 그놈이다. 선거 때만 되면 '바꾸겠다'카고 뒤돌아서면 안한다 아니가. 한두 번 속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고 국민의힘이고 일 잘 하는 놈 찍을기라"고 말했다.
이날 부산 기장시장은 빗속에 몰린 인파로 시장 내부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습하고 더운 공기가 시장을 가득 채우면서 숨쉬기조차 버거웠지만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부산 시민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특히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방문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에게 천군만마였다. 시장 상인들과 지지자들과의 만남 후 땀 범벅이 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선 박 전 대통령은 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부산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27일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후 박형준-박민식 두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사진=미디어펜 이희연 기자
박 전 대통령은 먼저 "박형준 시장 후보는 그동안 부산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온 것으로 듣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더 많은 일을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박민식 후보를 향해서는 "박민식 후보의 아버님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라를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우리 박민식 후보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박 후보도 이 나라를 지켜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 자갈치시장과 구포시장도 가보고 싶었는데 여러 여건상 가지 못해서 아쉬웠다"면서 "기장시장에 와 이렇게 많은 시민 여러분들의 모습을 봬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